중국산 의류 완구 신발등이 국산이나 이탈리아같은 선진국제품으로 둔갑하거나 "메이드 인 차이나"표시를 하지않거나 교묘하게 숨기고 국내에 대량으로 수입되고있다.

손톱깎기 피혁제품등 일부 경공업제품의 경우 국내무역상과 중국업체들이 짜고 국산유명브랜드를 도용한 제품을 국내시장에 유통시키거나 해외수출까지하고있어 국내관련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31일 한국무역협회와 관세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까지 세관당국에 원산지 표시위반으로 적발된 건수는 8백31건으로 지난해보다 46%가 늘었으며 이중 중국산이 가장 많은 3백36건으로 39%를 차지했다.

중국과 홍콩 대만산을 합칠 경우 4백37건,53%를 차지,주로 화교계 중저가품들이 원산지를 속이고 들어와 국내시장을 교란하는 주범으로 지목됐다.

품목별로는 완구와 운동용품이 1백15건(14%)으로 가장 많았으며 의류와 직물이 1백11건(13%)로 뒤를 이었다.

상품별로는 면티류와 바지,골프용품,신변장식류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전자제품이나 문구류 등도 다수 적발됐다.

세관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수입업체와 현지 제조업자 짜고 원산지를 바꾸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최근들어선 중국무역업체들도 가짜 수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섬유산업연합회 관계자는 "진바지의 경우 중국산 가짜 공세로 국내중소업체들이 생산중단위기에 놓여있다"면서 "한국상표 도용사례도 급증추세"라고 밝혔다.

무협도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진 한국 벨금속의 손톱깎기 브랜드와 디자인을 훔쳐 만든 중국산 모조품이 국내외시장에 나돌고있는 등 브랜드 도용피해도 늘고있다"고 말했다.

중국산 의류나 가방,신발 등의 경우 제조원만 한국회사로 표시하고 원산지는 알아볼 수 없도록 희미하게 새기거나 이탈리아같은 패션선진국의 라벨을 큼지막하게 부착해서 소비자 눈길을 돌리고 원산지는 눈에 띄지않는 곳에 아주 작게 표시하는 등 갖은 수법이 동원되고있다.

또 올들어선 중국산으로 세관을 통과한 다음 국내에서 고가외국산으로 원산지를 고쳐 유통시키는 사례도 급증하고있다고 무협측은 밝혔다.

세관당국은 올들어 국내피해업체들의 진정이 잇따르자 지난 7월부터 원산지 표시확인규정을 대폭 강화,2개월만에 83개 국내수입업체를 적발했다.

무협은 "원산지 규정위반업체에 대해서는 대외무역법 위반 등의 혐의로 3년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지만 실제 재판에서는 처벌수위가 낮고 증거미비로 무혐의처리되는 경우도 많다"면서 "국내업체보호를 위해선 처벌강도를 높여야한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