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홍콩 출신의 세계적인 영화감독 왕자웨이가 만드는 SF영화에 55만달러 어치의 디지털제품을 촬영용 장치 상품으로 협찬한다.

영화와 전자의 만남은 "글로벌 브랜드 마케팅" 전략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영화 세트로 상품을 자연스럽게 노출시켜 간접 홍보효과를 얻는 PPL(Product Placement)기법은 헐리우드에선 일반화돼있다.

최근 제작된 007시리즈는 BMW신차발표회를 방불케할 정도이고 "고질라"란 SF영화에 우연히 등장한 국산참치캔이 화제가 되기도했다.

정병철 LG전자 사장은 이를위해 23일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왕자웨이 감독과 "2046"의 제작협찬 및 공동 프로모션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지원금액은 스폰서비용과 제품값을 합쳐 총 55만달러에 이른다.

국내기업이 해외영화사와 정식 계약을 맺고 지원하는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LG측은 말했다.

"2046"엔 LG로고의 휴대폰,LCD(액정표시장치)TV,하이파이 오디오기기,정보 키오스크(종합 정보단말시스템),퍼스널 게임기기등 5개종의 디지털제품이 선보인다.

LG측은 이 영화가 2046년을 배경으로 한 영화라는 점에서 산하 디자인연구소가 미래형으로 디자인한 디지털 제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왕자웨이측과 전세계에서 개봉되는 시점에서 맞춰 70여개 해외법인 및 지사망을 통해 각종 이벤트,시사회,매장판촉,홍보영화등 활동도 전개할 방침이다.

LG측은 왕자웨이감독과 공동으로 엔터테인먼트 컨텐츠 분야에서도 적극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왕자웨이측에서 국내 대행회사인 모인기획을 통해 협찬의뢰를 해왔을 때 LG가 추구하는 디지털이미지와 영화내용이 맞아 떨어져 승낙했다"고 밝혔다.

왕자웨이 감독은 "LG의 인간중심 브랜드 이미지와 미래형 컨셉의 첨단 디지털 제품들에 대한 호감때문에 파트너로 삼게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상상력을 동원,LG제품을 단순히 보여주는 것에서 벗어나 문제해결의 수단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왕 감독은 덧붙였다.

왕 감독은 국내 라면업체인 농심과도 PPL 계약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2046"=현재 중국의 특별 행정구인 홍콩이 중국에 완전히 흡수되기 지전인 2046년의 동아시아를 배경으로 한 SF영화라고 왕자웨이 감독은 말했다.

"마담 버터플라이""카르멘""토스카"3부작으로 구성돼 있으며 5월 칸영화제 출품에 이어 6월에 전세계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현재 태국에서 촬영에 들어갔고 한국에서도 여러 장면이 찍힌다.

왕 감독은 지난 1990년 "아비정전"을 시작으로 "동사서독""중경삼림""타락천사"등을 만들었다.

독특한 영상과 스타일을 구축,국내외에서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1996년엔 "해피 투게더"로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다.

윤진식 기자 jsyoo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