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 사장이 앞으로 2년이내에 한국의
1백여 벤처기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인터넷업계에 "손정의 열풍"
이 불고 있다.

투자유치를 위한 인터넷관련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데 이어
증권시장에서는 전자상거래 포털사이트 사이버금융 분야 등에서 "손정의 칩"
주가가 급등했다.

손 사장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이용태 삼보컴퓨터 명예회장과 합작투자
조인식을 갖고 초기자본금 1억달러 규모의 투자전문회사인 소프트뱅크홀딩스
코리아(SBHK)와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SBVK)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손 사장은 또 곧 투자자본 규모를 3억~4억달러로 늘릴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인터넷 업체들은 소프트뱅크의 투자규모보다는 세계 인터넷 업계에서
차지하는 손 사장의 막강한 영향력과 상징성에 주목, 대거 투자유치에 나설
움직임이다.

손 사장의 투자를 받게 되는 경우 국내외에서 신용도와 기업가치가 급상승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또 세계 1백40여개 인터넷 기업의 지분을 소유한 소프트뱅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함으로써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이날 합작계약에 앞서 진행된 조찬강연회에 초청된 70여 벤처기업
대표들을 중심으로 투자유치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이날 초청된 이찬진 드림위즈 사장, 전하진 한글과컴퓨터 사장, 이금용
옥션 사장, 김진호 골드뱅크 사장, 이진성 인츠닷컴 사장, 이종만 휴먼포유
사장, 한상기 벤처포트 사장, 민문기 아이캐시 사장 등 대부분의 인터넷기업
대표들은 예외없이 투자유치에 관심을 나타냈다.

특히 지역생활정보사이트를 운영중인 타운뉴스의 경우 신문광고를 통해
손 사장에게 공개투자요청을 하기도 했다.

손 사장은 한국 인터넷 시장에 대한 투자방식과 관련, "인수합병(M&A)
보다는 유망한 인터넷 기업에 대한 20~30% 정도의 지분참여 방식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올해 출범 예정인 나스닥재팬 나스닥유럽과 연계된 나스탁코리아를
설립해 한국 미국 일본 유럽을 잇는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고 싶다"며
"코스닥등록 주식매매 중개회사인 (주)코스닥증권시장에 대한 지분참여를
제의했다"고 밝혔다.

손 사장의 이같은 투자가 가시화되면 앞으로 국내 인터넷 산업도 급속한
대형화.국제화가 진전되는 등 대대적인 구조개편의 전기를 맞을 전망이다.

또 소프트뱅크 측의 투자를 받은 인터넷 기업군과 그렇지 않은 기업군으로
나뉘어 치열한 시장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 조정애 기자 jcho@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