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업체를 대표하는 태평양과 수입화장품업계의 선두주자인
프랑스 로레알그룹이 비타민E 화장품 시장을 놓고 또 한번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이번 "비타민E 전쟁"은 두 회사가 지난해 처음으로 맞대결을 벌인 염모제
시장 싸움에 이은 제2라운드전인 셈이다.

비타민E는 레티놀로 유명한 비타민A, 미백효과에 뛰어난 비타민C에 이어
화장품업계의 올가을 "화두"로 지목되고 있는 피부노화방지의 핵심 성분이다.

태평양은 최근 비타민E제품 "마몽드 바이탈E"를 출시하면서 선제공격에
들어갔다.

마몽드 바이탈E는 콩에서 추출 정제한 천연 비타민E 성분을 주원료로
하고 있다.

올 가을과 겨울 성수기중 판매목표를 40만개 80억원으로 잡고 있다.

태평양은 16일부터 이영애를 모델로 한 TV광고를 시작한다.

이에 앞서 각 매장에서 샘플을 대량으로 배포하며 고객유치활동을
시작했으며 요리교실 초대 등 다양한 이벤트도 내걸고 있다.

이 회사는 마몽드바이탈E가 외국인에 비해 더 섬세하고 민감한 한국인의
피부특성을 감안해 개발한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로레알그룹의 국내 법인인 코벨은 이달 중순부터 "퓨처e"를 시장에 내놓고
비타민E제품 판촉공세에 본격 돌입할 계획이다.

코벨은 퓨처e의 최대 강점인 나노좀 기술을 앞세워 소비자들의 눈길을
끈다는 전략이다.

나노좀이란 비타민E를 피부 깊숙이 효과적으로 운반하는 극미세 전달체로
로레알이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로레알 서울연구소의 윤여란 소장은 "비타민E화장품의 가치는 비타민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피부속까지 전달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로레알의 기술과
노하우로 개발한 나노좀이 이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로레알은 내달초부터 수퍼모델 클라우디아 쉬퍼를 모델로 한 TV광고를
방영하면서 판촉전에 돌입한다.

또 각매장마다 판매대를 설치해 소비자들이 직접 퓨처e를 사용해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로레알은 외국업체로선 처음으로 일반 판매점 시장에 뛰어든 만큼 이번
비타민E제품 싸움에서는 결코 물러설 수 없다는 각오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