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와 LG간 반도체 빅딜 협상이 막판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의지가 워낙 강해 청와대 정.재계회의가 예정돼 있는 26일
이전에는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의 중재로 19일 오전 이뤄진 현대 정몽헌 회장과
LG 구본무 회장의 만남에서 완전 합의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가장 큰 쟁점은 역시 LG 반도체 주식 양수도 가격이다.

강유식 LG구조조정본부장은 이날 오후 기자실에 들려 "현대측이 주식 양수
가격으로 당초 알려진 2조3천억~2조5천억원 대신 현금 1조원+알파를 제시했다
"고 말했다.

알파는 향후 2~3년간 경영성과에 따른 추가지불액으로 경영실적이 좋을 경우
최대 1조원까지 더 줄수 있다는게 현대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LG측은 3조2천억원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고
강 본부장은 전했다.

양수도 가격은 당초 2조원이상 차이가 났으나 지금은 1조2천억원선으로
좁혀진 상태다.

19일 양 회장간 회동이 결렬된 것은 한푼이라도 덜 주고, 더 받으려는
일종의 "샅바 싸움"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재계는 이번주중 다시 예정된 양 회장간 만남에서 최종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있다.

양수도 가격은 2조3천억~2조5천억원선에서 타결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현대와 LG간 반도체 빅딜이 이번주중 타결될 것으로 보는 이유는 정부의
의지가 어느때보다 강력하기 때문이다.

이헌재 금감위원장은 이날도 "5대 재벌중 구조조정이 부진한 곳은 시장에
충격을 주지않는 범위내에서 기업별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할 것"이라는
엄포를 잊지 않았다.

청와대와 금감위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사실은 여기저기서 확인되고 있다.

현대와 LG로선 조금씩 양보해서라도 합의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태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번주중 반도체 빅딜이 합의되면 자동차 항공 철도차량 선박엔진 정유 등
대기업간 빅딜이 사실상 전부 마무리되는 셈이 된다.

< 윤진식 기자 jsyoon@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