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의 쌍용자동차 인수가 공식발표된 8일 자동차 업계는 "이번 인수로
업계간 큰 판도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겉으로는 태연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잇따라 대책회의를 여는등 향후 파장에 촉각을 곤두 세우는
모습이었다.

현대자동차 는 이날 오전 정몽규 회장 주재로 열린 주례 간부회의에서
대우의 쌍용자동차 인수 문제와 관련, 시장 판도 변화및 삼성의 기아인수
가능성을 점검하는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현대자동차 한 임원은 "대우가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더라도 자동차 업계의
지각변동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번 일로 삼성의
기아차 인수 논의가 불거져 나올 가능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자동차 관계자는 "대우의 쌍용인수로 현대, 기아, 대우등 3각 체제가
더욱 굳어지게 될 것"이라며 "특히 아시아자동차의 경우 3자 매각보다는
광주공장 부지 매각에 의한 기아자동차로의 흡수방안에 보다 힘이 실리게
될 것"이라며 오히려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삼성자동차는 "내년 3월 출시를 앞둔 삼성으로서는 기아 인수를 거론할
여유도 관심도 없다"며 삼성의 기아인수 가능성을 일축했다.

주무 부서인 통산산업부 김균섭 기초공업국장은 "쌍용의 주력차종인
승합차, 지표형 승용차등이 대우의 라인업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차종들이어서
대우가 쌍용 인수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김국장은 그러나 "대우의 쌍용자동차 인수설을 소문으로만 들었을 뿐
정부가 해당기업들과 협의를 벌인 적은 전혀 없다"며 "구조조정
시나리오설"이나 "정부개입설"을 부인했다.

< 김호영.윤성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