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 전경련회장은 폐암 수술 이후 3개월여만에 처음 참석한 공식석상
에서 특유의 대추빛 얼굴과 굵직한 목소리로 건강을 과시했다.

수술전에는 80kg을 좀 넘던 몸무게가 76kg으로 낮아져 다소 여윈 최회장은
자신의 폐암의 경우는 암세포중 잘 퍼지지 않는 종류여서 천만 다행이었다며
"수술로 모든 게 끝났고 약물치료는 전혀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전자 산소측정기를 들고 다니며 언제든지 산소를 흡입할 수 있는
소형산소통이 담긴 가방을 든 비서가 동행해야 한다는 점이 불편할 뿐이라고
말했다.

폐의 일부를 절제한 만큼 산소부족에 항상 대비해야 하기 때문.

또 하루 권장치가 포도주 1잔, 맥주 1병에 불과해 마음대로 술을 못 마시는
것이 아쉽다고.

최회장은 수술전에는 하루에 꼭 조니워커블랙 반병씩은 마셨던 애주가.

최회장은 이에 대해 "통상 폐수술은 완치에 6개월이 걸리는데 이제 3개월이
지났을 뿐"이라며 "3개월만 더 지나면 완전히 정상을 찾을 것"이라고 자신감
을 표했다.

<>.최회장은 이날 합동간담회 자리에서 들고온 산소측정기를 소개하며 옆에
앉은 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의 혈액산소를 즉석에서 측정, 좌중의 웃음을
사기도 했다.

김회장의 수치가 최회장의 평소 수치보다 8이 높은 98로 나오자 최회장은
"나도 3개월만 지나면 김회장처럼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마디.

한편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기자단은 폐암수술 직후인 최회장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간담회 내내 금연키로 약속했었고 회장단중 어느 누구도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권영설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