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RP(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 시장에 최근들어 국내외 업체는 물론
정부까지 잇따라 진출, ERP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네덜란드의 세계적인 ERP업체인
반(Baan)사가 국내에 현지법인을 설립, 국내영업을 본격화한데 이어 최근
삼일정보통신도 스웨덴 스칼라사와 총판계약을 체결하고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국산 그룹웨어개발업체인 핸디소프트도 지난 6월부터 일본 아마다사에
수출해오던 ERP관련 솔루션인 "핸디솔루션"의 한글화작업을 이달말까지
마치고 오는 10월께부터 국내 ERP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앞서 정보통신부는 국내 10여개 중소ERP개발업체들과 컨소시엄을
형성, 내년까지 국산ERP제품을 내놓기로 계획을 수립하고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이번 개발사업에는 그동안 ERP개발을 추진해온 SERI(시스템공학연구소)가
공동참여하게 되며 1년동안 70억~80억원의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와함께 세계적인 ERP업체인 미국 피플소프트사도 연내에 국내 진출을
위해 현재 국내업체들과 물밑교섭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업체의 진출에 따라 그동안 대기업의 ERP시장을 선도해온 SAP코리아,
한국오라클등 대형 외산업체들과 중소기업 시장에서 나름대로의 기반을
다져온 한국SSA 한국기업전산원 한국하이네트 삼성SDS등의 국내외업체,
신규업체들이 국내ERP시장을 놓고 올해말부터 본격적인 수주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관련, SERI시스템통합연구부의 박상봉 부장은 "경기침체로 투자를
꺼려왔던 업체들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ERP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한정된 시장을 놓고 경쟁업체들이 치열한 수주전을 벌여 덤핑수주에
따른 부실구축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 박수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