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이 수요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TV와 냉장고등 5대 가전품목을
제치고 올 가전시장에서 단일품목으로는 가장 큰 매출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19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백10만대 가량이 팔려 1조2천억원의
시장규모를 형성했던 에어컨은 이달 중순 현재 판매대수가 이미 1백30만대를
넘어섰으며 시장규모도 1조5천억원대를 돌파한 것으로 추산됐다.

업계는 앞으로도 올해안으로 5만~10만대정도가 더 팔려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반해 TV와 냉장고 세탁기 VCR 전자레인지 등 가전시장을 주도해온
5대품목은 경기침체와 함께 이미 내수포화상태에 육박, 수요측면에서 거의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다만 대형화 등으로 시장 규모만 소폭씩 성장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단일품목으로 최고였던 TV는 올해 시장규모가 지난해보다
조금 늘어난 1조3천억원대, 냉장고는 9천억원대, 세탁기는 7천5백억원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여름 한철에 수요가 몰리는 계절상품인 에어컨이 사상 처음으로
TV를 제치고 가전시장의 최대품목에 등극할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했다.

업계는 특히 에어컨의 경우 아직 보급률이 25% 정도에 지나지 않아 매년
20~30%의 고속성장을 하고 있어 내년에는 1백50만대에 1조7천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당분간은 최대 품목자리를 고수할 것으로
내다봤다.

< 이의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