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의 여파로 기업의 씀씀이가 10여년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17일 대우경제연구소는 12월결산 상장법인 4백98사(금융업,관리대상,자료
미제출회사 제외)의 상반기 접대비규모가 1천3백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 감소했다고 밝혔다.

기업의 접대비 지출액이 줄어든 것은 상장회사의 접대비내역을 분석한 지난
88년 이후 처음이다.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접대비비율도 지난해 상반기 0.1%에서 올해 0.08%로
하락했다.

종업원 1인당 접대비지출액은 16만원에서 14만원으로 줄었다.

특히 대기업이 접대비지출을 33.7% 삭감, 경기불황을 이겨 내기 위한 비용
절감노력이 치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경우 접대비를 1.6% 줄이는데 그쳐 접대비절약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지적됐다.

회사별로는 대덕산업 동부정밀화학 광동제약 현대강관 포항제철 한국단자
태광산업등이 순이익이 큰폭으로 증가한 가운데 접대비를 절반이상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덕산업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55% 늘어난 76억원의 순이익을 거두었으나
접대비는 오히려 94.4% 감소한 1천여만원만 썼다.

현대강관은 순이익이 7백97% 증가했으나 접대비를 70.7% 삭감, 저비용고수익
구조로 개선했다.

대우경제연구소 박춘호 연구위원은 "경기침체로 영업여건이 악화되면서
기업들이 경비절감차원에서 접대비를 대폭 줄였다"며 "접대를 중시하는
영업풍토보다는 품질향상을 통한 시장경쟁이 접대비 삭감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 현승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