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 부도유예 사태로 기아 및 아시아자동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6백여 협력업체들은 생사의 위기에 직면케 됐다고 아우성이다.

이들 협력업체는 앞으로 2개월간 기아 및 아시아로부터 받은 어음을 결제
하지 못하게 돼 약 6천억원의 자금손실이 발생, 무더기 도산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올들어 기아 및 아시아자동차의 경영난으로 부품업체들이 결제하지 못한
어음도 이미 약 7천억원에 이르고 있어 자금난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게
업계의 전망이다.

기아 및 아시아의 1차 협력업체수는 각각 2백65개 3백17개사이며 이중
기아에 전량 공급하는 41개사와 기아 아시아 2개사에만 납품하는 79개사등
1백20개사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타이어 한국타이어등 국내 자동차메이커들에 두루 공급하는 부품업체들
역시 기아 아시아로부터 3~5개월짜리 어음을 받아 놓고 있어 회사마다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2백억~3백억원의 피해를 입을수 밖에 없게 됐다.

기아의 인도네시아 국민차프로젝트에 동반진출하는 30여개 협력업체들은
또다른 곤경에 직면,현지투자가 자칫 손실로 이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에따라 자동차공업협동조합은 부품업체의 부실화는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초래한다며 하청업체의 어음결제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부품 소재를
조달할수 있도록 정부가 긴급자금을 지원해줄 것을 이날 건의했다.

중소기협중앙회도 긴급 임원대책회의를 소집, 기아그룹 협력업체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소기업 공제사업기금을 통한 대출 <>협력업체 대표와
중앙회 관계자로 구성된 대책위 운영 <>중앙회와 자동차조합내 애로신고센터
설치 등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부품업계는 기아가 정상화될 때까지만이라고 물품대금으로 받은
진성어음에 대해 금융회사들에서 할인해 주고 기존 대출금의 회수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문병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