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들이 제2금융회사들을 인수하면서 금융업에 대거 진출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상호신용금고 등 소형금융회사에 집중됐던 인수 타깃이 이젠
종금사 등 중대형 금융회사로 옮가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9일 경북지역의 임대주택건설업체인 (주)윤성이 대구.경북지역의 최대
신용금고인 경북금고를 인수하기로 가계약을 체결, 또 하나의 금융회사가
건설업계로 넘어갔다.

윤성측은 다음주초 신용관리기금에 경영권 이전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며 인수
금액은 70억원(지분 90.44%)인 것으로 알려졌다.

종금의 경우 건설업이 주력인 성원그룹이 지난 95년 미원그룹 계열의
대한종금을 인수한 것을 시발로 지난해 중견대기업인 거평그룹이 새한종금을
인수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올들어서는 충청권의 건설업체인 대아건설이 신용관리기금으로부터 청솔종금
(구 충북투금)을 인수한데 이어 성원토건이 지난 3월 이후 한달사이에
나산그룹 계열의 한길종금과 경남종금을 인수했다.

상호신용금고는 예전부터 건설업체의 금융업 진출의 주요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

94년엔 호반산업개발인 전남 현대금고를 인수했고 95년엔 부산 자유금고
(구 환영금고)는 자유건설로 넘어갔다.

지난해엔 거평그룹이 지난해 새한종금 인수와 비슷한 시기에 계열사인
거평건설을 통해 강남금고를 인수했고 덕일건설은 충북 동양금고를 인수했다.

광주지역의 중견건설업체인 서라건설은 최근 2~3년간 경기 구리 신안금고와
전남 순천금고를 인수한데 이어 순천금고와 한흥금고의 합병을 추진, 금융업
을 대폭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건설사들이 이처럼 대거 금융업에 진출하고 있는 것은 건설업의 경기부침이
심해 안정적인 자금 확보가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지만 금융계 일각
에서는 금융회사의 해외신인도 하락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한영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