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과 경제5단체장간의 5일 청와대 오찬회동은 "경제살리기"를
위한 분위기조성이 주된 목적이다.

지난 3월25일 국무회의주재, 31일 경제장관회의주재, 4월1일 경제영수회담
등으로 이어지면서 김대통령이 강조해온 "경제살리기"의 연장선상에서
회동이 이뤄졌다.

회동에서 오간 대화보다는 기업인들과의 만남자체가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고 볼수 있다.

김대통령이 경제5단체장을 청와대에서 만난 것은 지난 95년3월이후 2년
1개월만에 처음이다.

기업인들과의 만남자체가 오랫만의 일이다.

김대통령은 지난해까지만해도 매년초 30대그룹회장들과 신년하례를 겸한
만찬을 가졌으나 올해는 노동법파문으로 생략했다.

작년 10월 무역인초청 오찬이후 동남아순방때를 제외하면 거의 6개월간
청와대에서 기업인들을 만나지 못했다.

이날 회동은 시종일관 부드러운 분위기속에 김대통령도 모처럼 밝은 표정
으로 임했다.

국정운영에 대한 김대통령의 자신감이 서서히 되살아나는 것 같다는게
청와대관계자들의 얘기다.

오찬을 갖기에 앞서 가진 대화에서도 김대통령은 경제5단체장들과 조크를
주고 받으며 분위기를 주도, 한보사태와 현철씨의혹등으로 인한 종전의
침체된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김인호 청와대경제수석은 이날 회동의 의미에 대해 "기업활동이 활발하면
경제가 잘되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경제가 잘못되는등 경제는 기업이
하는 것"이라며 "기업들이 위축되지 말고 열심히 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
하는 자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수석은 또 "김대통령이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기업인들로부터 직접 듣는
자리이기도 했다"며 "정부는 기업인들의 정책건의를 적극 수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수석은 이어 "기업활동은 기대가능성과 느낌, 분위기등이 중요하다"면서
"기업들이 확신을 가지면 잘되고 확신이 없으면 못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난극복의 핵심주체인 기업인들에게 경제살리기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다시한번 강조하고 경제살리기를 위한 분위기조성을 위해 이날 회동이 마련
됐다는 얘기다.

김대통령도 이날 대화중 "여러분의 건의중 정부가 할수있는 것은 과감히
할것"이라며 기업인들의 의욕을 살려주고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최선을
다하자"며 경제살리기에 대한 동참을 호소했다.

김대통령은 또 "경제적 어려움은 경기순환적인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가 나타난 결과"라며 "얼마든지 극복할수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김대통령은 최근 일련의 행사를 통해 한보사태와 현철씨파문으로 흔들린
내각과 정치권을 안정시켜 국정운영의 고삐를 다시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국정운영의 최우선과제인 경제살리기를 통해 국정운영에 대한 자세를
가다듬는 모습이다.

종전에 비해 김대통령의 청와대일정도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이날 오찬회동은 경제주체들에게 경제살리기의 동참을 호소하기 위한
첫번째 수순인 셈이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잡히지 않았지만 경제계원로, 중소기업대표,
노동계대표등과도 만나 경제현안을 논의하고 산업현장도 직접 방문,
경제살리기를 위해 분위기를 계속 조성해 나갈 방침이다.

< 최완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