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악화설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청구그룹에 대해 지역금융기관들이
방패막이를 자처하고 나섰다.

대구은행 대동은행 대구종금 경일종금 영남종금 등 대구.경북지역내 5개
금융기관은 27일 지역내 최대의 기업인 청구그룹에 대해 적극적인 금융지원을
모색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한보 삼미 등 대기업들의 잇단 부도로 기업들에 대한 금융권의
자금지원이 극도로 위축된 분위기속에 나온 것이서 신선한 주목을 끌고 있다.

5개 금융기관이 이처럼 뜻을 모은 것은 청구그룹에 대한 시중의 악성루머를
더이상 방치하다간 지역경제사정이 급속히 악화될 우려가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들 금융기관은 그동안 청구그룹을 놓고 만연돼온 루머를 실사해본 결과
"대부분 사실이 아니다"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주거래은행인 서울은행과도 긴밀히 협의, 청구에 대한 세간의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는데 앞장서는 한편 경우에 따라 대출금 상환연장이나
추가대출 등의 지원책을 시행키로 했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청구가 최근 악성루머를 의식한 제2금융권의 조기
상환요구로 3백억원이상을 갚을 정도로 자금사정은 좋은 편"이라며 "지난
21일 은행 등에 돌아온 만기어음 80억원을 무리없이 막아내는 등 부실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건실한 기업이 악성루머로 도산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금융권의 의무"라고 덧붙였다.

<조일훈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