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뤼셀=김영규 특파원 ]

한국 및 일본산 반도체칩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수입규제 재개는 관련
품목의 가격회복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됐다.

12일 현지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나해 한때 개당 6달러선까지 폭락했던
16메가 D램의 가격은 그동안 재고가 줄어들게 된데다 유럽수요의 80%를
공급하는 양국 주요업체들이 생산량을 감축, 최근 평균 8달러선으로
회복됐다.

여기다 EU집행위가 지난 21개월간 유예했던 한국 및 일본 제품에 대한
가격감시제 적용을 내달 1일부터 부활키로 결정, 양국업체들의 수출가
인상이 불가피해 유럽의 반도체 가격이 더오를 전망이다.

삼성전자 유럽법인 관계자는 "올 1,2월 2개월간 16메가 D램값이 최고
8.5달러선까지 올라 매출액이 20% 이상 늘어났다"고 전하고 "유럽수요의
대부분을 공급하는 한.일 양국에 대한 EU의 가격감시제가 침체된 반도체
경기를 회복시키는데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데이터퀘스트의 에버린 크로닌 반도체산업 분석가도 "개당 8달러선에 이른
16메가 D램의 가격은 점진적으로 상승, 최대 1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따라 지멘스 등 유럽업체 및 수입규제를 받지 않는 대만 반도체
업계는 EU의 이런 조치에 즉각 환영을 표명했으나 유럽내 컴퓨터 및
정보통신업계는 집행위측에 규제철회를 강력히 요청중이다.

EU는 양국산 반도체에 대한 반덤핑재심 결과가 나오는 오는 6월말까지
지난 95년7월 이후 일시 중단해온 가격감시제를 재적용키로 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