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애인과 같습니다.

아끼는 만큼 반드시 돌아오는 사랑 또한 큽니다.

자칫 소홀히 하다간 엄청한 사고를 당하는 배신을 맛보기도 하죠"

"차와 애인론"을 펴는 홍진기씨(32.현대자동차 교육운영팀대리)는 차에
관한한 남다른 철학을 갖고 있다.

그런 철학 덕분에 운전경력 10년이 넘도록 가벼운 접촉사고 한번 내지
않았다.

홍씨는 자신만의 독특한 운전방식도 개발했다.

일명 스페이스 드라이빙(Space Driving)기법이 그것.

도로위를 달릴때 항상 현재의 도로 상황을 공중에서 내려다본 것처럼
머릿속에 그리며 운전하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운전에는 "도사급"을 자부하는 홍씨는 "안전운전을 위해서는 자기만의
독특한 위기상황 대처법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틈나는 대로 정비요령을 익혀 사고를 미리 방지하는 것도 오너
드라이버로서 필수적인 자격이라고.

그가 지금까지 운전하며 기록한 정비요령만도 책 한권 분량에 달할
정도이다.

현대자동차내에서 홍씨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유의 절반은 유명한 동생(개그맨 홍록기씨)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생 못지않게 그도 타고난 "끼"를 갖고 있다.

신입사원 수련회나 회사의 중요 행사때 그는 항상 진행자로 참석, 동생
못지않은 엔터테이너로서의 자질을 발휘한다.

홍씨는 지난 92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이후 계속 인사.교육팀에서 일하다
작년말 영업쪽으로 파견나와 있다.

그의 영업방식 또한 독특하다.

영업맨으로서는 드물게 스포츠카 티뷰론을 몰고 고객을 찾아다닌다.

가장 멋있는 차를 타고 다녀야 자신감도 생기고 고객들도 차에 대한
매력을 갖게되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스포츠카라고 무조건 스피드를 즐기는 차로만 생각하면 안됩니다.

자신의 운전실력이 허락하는 한도내에서 운전의 멋을 즐기는 게 중요하죠"

홍씨는 오는 5월 본사 교육팀으로 복귀하면 꼭 하고픈게 한가지 있다.

뒤떨어진 자동차문화를 선진화시키기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를 개발,
실천하는 것이다.

앞으로 기회가 닿으면 자신의 "끼"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홍보나
광고분야에서도 일해보고 싶다고.

< 정종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