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사태의 파장이 채 가시기도 전에 "황장엽 이한영 쇼크"가 잇달아 발생함
으로써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계 금융기관의 영업이 더욱 위축될 것으로 우려
되고 있다.

17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황장엽 노동당 서기의 망명과 이한영씨의
피살사건이 잇달아 터짐에 따라 남북관계 경색을 우려한 해외금융기관들이
한국계 금융기관에 자금공여 등을 꺼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보사태로 0.05%포인트가량 상승한 한국계기관의 단기차입금리는
사태추이에 따라 상당폭 뛰어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시중은행의 국제금융 관계자는 "아직까지 황장엽이나 이한영쇼크가 조달금리
상승으로 현실화된 것은 아니지만 해외점포에 남북관계 등을 문의하는 해외
기관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지점의 관계자도 일본장기신용 등 일부 기관이 아직 한국계 금융기관에
대한 여신공여 중단을 재개하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건이 발생, 한국계 금융기관들의 차입조건이 더욱 악화되게 됐다고
우려했다.

한국은행은 이에 따라 해외점포들의 차입조건및 현황 등을 면밀히 파악,
차입금리가 급상승하는 등 조건이 악화될 경우 필요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