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성호 < 한국산업은행 외화자금부 부장 >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매수 선호심리는 지난주에도 지속되어 전주의 상한선
이던 865원은 월요일 첫거래부터 무너진후 870원을 넘나드는 강세를 보였다.

주초 국제시장에서의 환율은 주말의 서방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 회담에서 엔화가치 하락을 막는 조치가 논의될 것으로 전망
됨에 따라 달러와 강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였지만 국내 환율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하였다.

1월말 외화당좌예금 계수가 15억달러에서 30억달러로 늘어났다는 뉴스에서
시사되는 바와 같이 수출대금의 유입이 국내외환시장으로 공급되지 않고
외화 당좌예금에 예치되면서 시장의 유동성을 흡수해 갔다.

또한 한보 부도사태로 말미암은 국내 은행들에 대한 외국은행의 신용한도
축소 움직임으로 외화자금 부족문제가 대두되자 해당 은행들의 국내 외환
시장을 통한 외화자금 도달로 새로운 수요가 발생하였고 통산산업부에서
재정경제원에 환율의 추가절하를 요청했다는 언론 보도가 매수 심리를 더욱
강화시켰다.

최근 외환시장 과열을 진정시키기 우해 당국에서는 매도 개입뿐만 아닌
수출 선수금 영수한도 확대 등의 다양한 조치들을 제공하고 있는데 단기적
으로 외화자금의 유입을 가시화하지는 못할 전망이다.

국제시장에서는 미국 정부는 강한 달러를 통한 주식.채권시장의 안정을
희망하고 유럽국가들은 자국 통화의 절하를 통한 수출회복을 기대하고 있어
G7 회담이후에도 엔화가 약세를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장.단기적으로 환율 변동의 추세를 바꿀 요인들이 누에 띄지 않기 때문에
수출대금 등 들어오는 달러를 시장에 내놓지 않고 외화당좌예금에 예치해
두려는 경향은 지속될 전망이므로 원화의 절하를 촉진할 것이다.

그러나 지나친 환율 급등에 따른 국내 기업의 환차손, 외채에 대한 이자지급
부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지 않을수 없어 당국의 매도 개입
은 지속되겠으며 또한 870원 이상에서는 매단계마다 상승에 대한 경계감이
강화될 것으로 보여 올라가는 힘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