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은 27일 기자들과 만나 한보철강 대출과정
에 일체 의혹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철강산업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볼때 이번 한보철강의
부도는 애석한 일"이라며 "위탁경영이 이뤄지는대로 정상운영되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 주장대로 이번 부도사태로 5조원의 대출금을 (공중에) 날리게
된 것은 아니다"며 "지난 25일 기준으로 채권단의 평가결과 제1금융권의
한보철강에 대한 후취담보액이 1천4백4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배석한 재경원관계자는 "지난해 12월의 경우 한보철강의 후취
담보액이 <>7천8백80억원에 달했지만 그이후 대출자금이 공장건설등에
투입돼 자산액이 늘어난 결과 담보부족상태가 이같이 담보초과로 반전된 것"
이라고 설명했다.

후취담보란 시설자금대출시 완공 또는 설치가 끝난뒤 채권자가 취득하기로한
담보를 말한다.

-외압설이 나돌고 있는데.

"한보철강의 후취담보가 남아 있다.

지난 94년까지만 해도 철강경기가 좋았다.

일부 은행들은 과거 포항제철건설과정에서 자금지원을 꺼려 주거래은행이
되지 못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

이같은 점을 감안,한보철강의 장래성을 감안해 조금씩 자금을 지원하다가
채무규모가 커진 것이다.

만약 최근 철강경기가 좋았다면 한보문제가 이같이 불거지지 않았을 것이다"

-정태수총회장을 만난 적이 있나.

"지난 8월(19일)집무실에서 만나 시베리아가스전 개발과 관련, 위치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같은해 10월(10일)에는 가스전사업 타결에 따라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았다.

시간이 바빠 그이후에는 만나지 않았다.

면담요구가 그뒤에도 1~2회 있었다.

개인기업 대출에 대해 재경원이 일일히 관심을 가질수 없다.

또 (대출과정에) 관여해서도 안되며 관여한 바도 없다"

-한보철강에 대한 금융기관의 대출이 정상적이었다고 판단하나.

"다시 말하지만 빌려준 돈보다 담보액이 많다.

(금융기관이) 투자가치가 있다고 생각,자금을 지원해준 것 아닌가.

다만 상황이 변해 당초 판단과 달라진 것이다.

경제정책을 입안하는 정부입장에서 더이상 국민경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부도결정을 내리는데) 개입할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언론도 한보철강 정상화에 적극 도와달라"

한편 윤증현 금융정책실장은 "후취담보액이 충분한데도 은행들이 서둘러
부도결정을 내린 것은 잘못 아니냐"는 질문에 "제2 금융권이 일제히 자금을
회수하려고 나선데다 은행관리의 전제조건인 정총회장의 경영권포기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고 말했다.

<최승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