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이달들어 회사채 매입을 크게 늘리고 있다.

시중실세금리를 끌어 내리고자 하는 당국의 촉구도 한몫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은행들이 매입물량을 늘리면서 10일엔 회사채 수익률도 비교적 안정되는
모습이었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들은 이달들어 지난 5일까지 고유계정에서만
2천3백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매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동기 매입규모(2백억원)보다 11배가량 많은 수준이다.

은행 고유계정에서는 지난 10월만해도 1천8백억원어치의 회사채를 사는데
그쳤으나 비과세 가계저축이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한 지난달(5천5백억원)
부터 회사채를 집중 매입하고 있다.

한은은 최근 회사채 유통수익률(3년)이 연12%대 중반까지 오르면서 회사채가
만기 3년이상인 비과세 가계저축의 최적운용수단으로 등장, 은행들이 이처럼
회사채 매입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또 은행들이 한때 치중했던 가계대출의 경우 부대비용도 많이 들고
부실가능성도 높아 최근엔 가계대출대신 회사채 매입을 선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들은 그동안 회사채 매입에 집중 운용했던 신탁계정의 경우 지난 4월
신탁제도가 개편된이후 증가세가 주춤해지면서 회사채 매입은 커녕 신탁보수
확보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신탁계정의 회사채 매입규모는 지난 9월과 10월 각각 3천4백억원과
5백억원 감소했으며 지난달에는 1천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은행 관계자들은 연말결산을 위해선 대형은행의 경우 신탁계정에서만 1천억
원의 유동성을 확보해야해 이달에도 신탁계정의 회사채 매입여력은 거의 없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고유계정에서 이처럼 회사채를 대거 매입함에 따라 최근 회사채 수익률
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영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