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대 총선거가 실시되는 이달 자금시장은 어떻게 될까.

한국은행은 물론 대부분 자금시장관계자들은 이에대해 "별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올들어 최근까지 통화관리가 원활히 되고 있는데다 시중금리도 하향안정세
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오는 11일 총선거가 실시됨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추세는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통화관리"와 "금리안정"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수 있다는
자신감도 보이고 있다.

"총통화증가율에 얽매이지 않는 신축적인 통화관리방침"과 "선거후 인위적
인 통화흡수는 없다"고 거듭 밝히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은의 이같은 낙관론은 상당한 근거가 있는게 사실이다.

당초 16.0%까지 예상했던 지난달 M2증가율이 14.6%에 그쳤다.

소비자물가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금융기관수신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의 자금수요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총선외에도 <>외국인주식투자한도로 인한 외화자금유입 <>은행지급
준비율 인하방침 <>선거후 기업자금수요 급증이란 불안요소가 상존해 있는
것이 변수다.

또 최근 은행들의 금리인하가 자발적이 아닌 "외압"에 의한 것이라는 점도
성급한 낙관론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통화관리는 이달에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통화관리의 고비로 여겨졌던 지난달에도 총통화는 14.6%(1.4분기는 14.0%)
증가하는데 그쳤다.

한은은 이달에도 M2증가율을 14.5% 안팎으로 유지키로 했다.

증가율이 14.5%면 1조3천억원이 신규 공급된다.

증가율이 16.7%에 달했던 작년4월의 공급액 1조2천7백40억원보다 많은
편이다.

더욱이 기업들의 자금수요도 그리 많지 않은 편이어서 이만한 공급량이면
자금수요를 충족하고도 남는다는게 한은은 설명이다.

문제가 되는 선거자금수요에 대해서도 한은은 "지난달말까지 현금통화가
오히려 감소하는등 선거자금이 통화에 영향을 주는 징조는 없다"(박철
자금부장)고 낙관하고 있다.

시장금리도 안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이달중 회사채발행허용물량은 2조5천7백89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단기공사채형수신을 높여온 투금사들과 3월결산을 마친 증권사들이
매수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돼 이를 충분히 소화하고도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수탁금을 운용할데가 마땅치 않은 은행신탁계정도 매수세에 가담할
것으로 보여 회사채유통수익률은 연11%대 초반에서 횡보할 전망이다.

시장관계자들사이에 총선후 통화환수에 대한 불안감이 거의 가신 상태라는
점도 시장금리의 하향안정화를 재촉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유입이다.

이달들어 4일까지 9억여원의 외국인자금이 신규유입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 돈은 M2증가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 총선후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급격히 많아질지 여부도 변수다.

지금까지는 총선후 정국의 불가측성 때문에 기업들이 시설투자를 억제하고
있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총선후 정국안정이 점쳐지면 그동안 억제됐던 자금수요가 커질
공산이 크다.

그렇게 되면 자금가수요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한은은 그러나 외화자금에 대해선 외화를 해외로 내보내기 위한
역스와프제를 활성화하고 기업들의 자금수요에 대해선 탄력적인 통화관리를
한다면 별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하영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