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기아가 출시한 전용 전기차 EV6. 사진=기아
올해 하반기 기아가 출시한 전용 전기차 EV6. 사진=기아
올해 하반기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의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이러한 전망이 담긴 '2021년 상반기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 분석' 보고서를 23일 발표했다. 보고서는 올해 차량용 반도체 공급 지연으로 완성차 기업들의 신차 공급에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 미국 텍사스 한파로 자동차 반도체 기업 1, 2위를 다투는 NXP·인피니언이 생산을 중단했고 3월에는 일본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공장에 화재가 발생해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됐다. 여기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도 생산여력 부족으로 차량용 반도체 공급을 제때 하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됐던 소비 수요는 회복되고 있다. 양재완 선임연구원은 "2020년 상반기 세계 완성차 판매량은 코로나19 팬더믹의 영향으로 크게 감소했지만 하반기부터는 북미·중국 등 주요시장의 빠른 회복세에 힘입어 코로나 이전 판매량에 근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미국·유럽 완성차 기업들이 부진한 반면 도요타와 현대차는 판매량이 지속 증가했다"며 "도요타는 주요 부품의 안전재고 확대 전략으로 반도체 부족 현상에 적절히 대응했다. 현대차도 생산 중단 최소화와 중국 외 지역 수출 호조로 2020년 하반기와 비슷한 판매량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자동차연구원은 올 하반기 다양한 신차가 예정됐고, 소비심리 개선과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대기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반기 출시되는 신차로는 현대차 캐스퍼, 기아 스포티지, 기아 EV6, 제네시스 GV60·eG80, 혼다 시빅, 쉐보레 볼트 EUV, BMW iX 등이 있다.

다만 반도체 공급난 여파는 지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양 선임 연구원은 "주요 완성차 기업은 전기차 중심으로 다양한 신차를 출시해 소비자 수요를 자극할 것"이라면서도 "반도체 수급 문제에 차량 인도기간이 길어져 실제 실적은 부진할 전망"이라고 짚었다.

그는 "완성차 기업들은 중장기 판매량 증대를 위해 전기차 등 친환경에 방점을 둔 브랜드 마케팅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