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에 충실한 경차
-트림구성 잘하면 합리적 선택 가능


1998년 1세대 마티즈가 M100이란 프로젝트명으로 탄생했다. 당시 첫 인상은 경차의 대명사 같았던 티코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몇 단계 업그레이드된 느낌이었다. 17년이 지난 2015년, M400이란 이름으로 스파크 2세대가 나왔다. 대우 자동차 시절부터 한국지엠 쉐보레로 브랜드가 바뀌기까지 5번의 변화를 거듭했다. 이번 시승은 M400의 부분변경인 더 뉴 스파크(이하 스파크)이다. 신차 구매 후 첫 시승기이며 추후 주행거리 및 연식에 따라 달라지는 느낌을 추가 시승기로 작성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대표 경차 스파크를 타봤다.
[연재]쉐보레 스파크, 36개월을 경험하다-3

▲스타일&상품성
호불호가 나뉘지만 분명 가치있는 개선이 이뤄졌다. 국내 자동차관리법에 명시된 경차 기준 배기량 1,000㏄이하, 전장 3.6m, 전폭 1.6m, 전고 2.0m 이하의 조건을 최대한 활용해 설계에 반영했다. 시승차인 스파크는 M400의 부분변경 차종으로 길이 3,595㎜, 너비 1,595㎜, 높이 1,485㎜이다. 경차 기준에 맞춰 길이와 너비를 최대한 끌어올렸다.

전면부는 최근 쉐보레 트렌드를 따라 라디에이터 그릴의 형상이 말리부의 것과 얼핏 비슷한 형태를 띈다. 시승차는 LT트림에 크롬 라이팅 패키지를 추가해 LED 주간주행등이 장착됐고 그릴 주변과 주간주행등 아래 크롬 베젤이 추가 됐다. 헤드램프는 비록 할로겐 전구타입이어도 밝기가 아쉽지는 않다. 주간주행등은 방향지시등이 활성화되는 쪽의 밝기가 어두워지는 알고리즘이 적용돼 시인성 향상에 신경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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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부는 굵은 캐릭터 라인이 휀더와 앞, 뒤 도어에 굵게 들어갔다. 경차지만 역동성과 단단한 느낌을 한껏 살렸다. 후면부는 LT트림이라 LED 면발광 후미등이 아닌 전구방식이다. 어쩌면 유지관리에 유리한 전구를 사용한 것이 정비성에 있어서는 효율적이고 합리적이다. 후면 범퍼는 길이 제한으로 인해 중간부분이 측면에 비해 길이가 아주 미소하게 짧은 편이다. 약 4㎜만 늘렸다면 디자인적으로 안정감이 있었을 법하다.

LT트림의 실내는 직물시트이다. 최근 출시되는 차들 중 직물시트는 거의 찾기 힘들다. 그래도 요즘 직물시트는 장기간 사용에도 내구성이 좋고 오염에도 잘 버티는 재질이다. 다만 착좌감은 장시간 운전하면 요추지지 부위 등에서 불편함이 느껴진다. 기본 트림이라 핸들도 우레탄 그대로이다. 실내 재질이 대부분 플라스틱 재질로 구성돼 있지만 오히려 오염이나 내구, 세척 측면에서 낫다는 생각이다.

스파크는 경차 등급에 비해 꽤 많은 기능들을 포함한다. 버튼시동은 아니지만 시동키를 돌려 원터치 시동이 가능하다. 과거 99년 벤츠에서 처음 사용된 원터치 시동 방식과 유사하다. 운전석에는 원터치 세이프티 윈도우가 사용됐고, 트렁크는 수동기어가 중립상태면 주차브레이크를 작동해야만 열린다. 안전에 있어 필요한 것은 알게 모르게 갖췄다. 실내 공조기는 페이스리프트가 되면서 다른 부분은 같지만 내·외부 공기 순환 조절이 버튼식으로 변경됐다. 미묘한 차이지만 업그레이드가 된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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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이면서 잔광식 실내등을 사용한 것도 이점이다. 다만 앞좌석에만 위치해 어두운 곳에서 뒷좌석에 있는 물건을확인할 땐 다소 불편하다. 앞좌석에는 2개의 컵홀더와 USB포트, 도어트림에는 공간을 넓혀 작은 페트병까지 수납이 가능하다. LT트림이라 조수석 화장거울이 없는 것은 아쉽다. 최근 트렌드에 맞춰 쉐보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추가했다. 안드로이드 오토나 애플 카플레이를 경차의 낮은 트림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소소한 행복이다.

▲성능
동력계는 3기통 1.0ℓ 에코텍 엔진이다. 최고 75마력과 최대 9.7㎏·m의 힘을 발휘하며 5단 수동변속기와 맞물린다. 3기통 엔진이라 엔진룸에서는 제법 진동이 발생하는 편이지만 실내에서는 아주 크게는 느껴지진 않는다. 중립상태에서 가속 패달을 밟으면 엔진반응은 다소 굼뜬 편이다. 경사로에선 밀림방지장치가 적용돼 경사로에서 전진이나 후진 시 약 3초간 브레이크를 잡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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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주행에서 복합효율을 만족하려면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특히 무단변속기보다 수동변속기 차종이 효율 측면에서 불리하다. 수동변속기는 엔진출력과 기어비로 인해 연비 운전 시 한계속도가 낮아진다. 시속 80㎞대 (2,500rpm)에서 효율이 가장 좋다. 고속도로에서 100㎞/h 제한속도를 내려면 연료 소모가 늘어난다. 반대로 정체가 있는 시내운전에서 경쾌한 운전을 할 경우 약 11.7㎞/ℓ 정도 효율이 나온다. 시내에서 시속 60㎞(4단)와 고속도로에서 시속 80㎞(5단)를 정속으로 유지하면 연비 운전이 가능하다.

에코텍 1ℓ 엔진은 최대 9.7㎏·m의 토크가 4500rpm에서 발휘된다. 따라서 최대토크 내에서 운전하면 제법 수동변속기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엔진회전수 3500~4500rpm에서 경차치고는 제법 들을 만한 음색을 낸다. 저속에서는 힘겨워 하지만 중~고속에서는 나름 나쁘지 않다. 다소 급격한 주행에서는 차체 크기가 작아 큰 차들에 비해 좌우 롤링과 앞뒤 피칭이 빠르게 느껴진다. 조향이 느리거나 정속 주행 조건에서는 그나마 경차 수준의 편안한 승차감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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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경차에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이 포함돼 있다. 과거 에어컨만 있어도 만족했던 상품성이 이제는 스마트폰 연결성(Connectivity)까지 발전했다. 가격은 많이 오르고 혜택은 줄었지만 그래도 아직은 가장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차임은 확실하다. 차의 기본기가 좋아 만족도도 높다. 시승차는 LT 수동변속기 트림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크롬 라이팅 패키지를 선택해 가격이 1,205만원이다.

박재용(이화여대 미래사회공학부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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