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을 방법 없다" 검경도 '백기'…교도소 안에서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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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브라질 마약 갱단 PCC 분석
회원·연계망 4만명 규모, 30개국 가까이 활동
아마존 수로·산투스항 장악하며
콜롬비아·페루·볼리비아산 코카인 유통 확대
미국도 제재·기소…브라질 검찰은 테러조직 지정 요구
회원·연계망 4만명 규모, 30개국 가까이 활동
아마존 수로·산투스항 장악하며
콜롬비아·페루·볼리비아산 코카인 유통 확대
미국도 제재·기소…브라질 검찰은 테러조직 지정 요구
교도소 집단에서 4만명 대형 조직으로 성장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PCC는 1990년대 브라질 교도소에서 비누와 화장지를 요구하던 수감자 집단에서 출발했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범죄조직 중 하나로 평가된다. PCC는 수감자와 거리 조직원을 합쳐 약 4만명의 구성원을 보유한 것으로 추산된다. 계열 조직망까지 포함하면 남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의 30개국 가까이에서 활동하고 있다.링컨 가키야 브라질 PCC 전담 검사는 "PCC가 진정한 초국가 조직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20년 동안 PCC의 성장을 추적해온 인물이다. 가키야 검사는 PCC가 지금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범죄조직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브라질 검찰과 경찰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PCC를 외국테러조직으로 지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PCC의 특징은 과시적 폭력보다 조직적 효율성이다. 멕시코 마약 재벌, 콜롬비아 코카인 민병대, 리우데자네이루의 레드커맨드 조직처럼 공개적 위세를 드러내기보다 낮은 자세로 움직인다. 검찰은 PCC가 명성과 공포보다 돈과 효율을 추구한다고 본다. 신규 조직원은 엄격한 내부 행동강령에 가입하며, 입단 의식이 화상회의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PCC는 다국적기업과 비슷한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한다. 고위 지휘부, 금융 부문, 법률 담당, 지역별 조직, 국제 부문, 거리 작전 조직이 나뉘어 있다. 수감자들은 법률 지원을 대가로 포섭된다. ‘넥타이 여단’으로 불리는 변호사 조직도 운영된다. 내부 규칙을 어긴 조직원은 교도소 안에서 재판을 받고, 고문이나 처형을 당할 수 있다고 당국은 보고 있다.
브라질 교도소 정책의 실패로 조직 성장
PCC의 성장은 브라질 교도소 정책 실패와도 맞물려 있다. PCC는 1993년 8월 상파울루주 타우바테 고도보안 교도소에서 탄생했다. 당시 브라질 교도소는 과밀과 폭력, 결핵과 이가 창궐하는 열악한 환경이었다. 교도관의 폭행도 잦았다고 인권단체들은 지적했다. 몇 달 전 인근 교도소 반란 진압 과정에서 수감자 111명이 숨진 사건도 분노를 키웠다.처음에는 수감자 8명이 교도관에 맞서 서로를 보호하기 위한 충성 서약을 한 것이 출발점이었다. 그러나 당국은 이 조직 확산을 막겠다며 수감자들을 다른 주로 이감했다. 이는 오히려 PCC의 전국 확산을 촉진했다. 이감된 수감자들은 브라질 전역과 파라과이 교도소에 새 조직을 세웠고, PCC는 “평화, 정의, 자유”를 구호로 내세우며 국가 폭력에 맞서는 병행 권력처럼 자신을 포장했다.
브라질은 여전히 PCC 수감자들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만성적으로 과밀하고 인력이 부족한 브라질 교도소는 휴대전화 금지 같은 기본 규칙도 집행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조직 지도부는 감방 안에서도 범죄 활동을 지휘한다. PCC는 교도소 안에서 수감자 배치를 관리하고 밀수품을 배분하며 자체 술인 ‘크레이지 마리아’까지 만든다.
PCC의 가장 큰 확장은 교도소 밖에서 이뤄졌다. 조직은 콜롬비아, 페루, 볼리비아 등 세계 3대 코카인 생산국에서 코카인을 도매가격으로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아마존 수로가 핵심 통로로 떠올랐다. 브라질 북부의 외딴 마을 우루쿠리투바 같은 지역에서는 경찰이나 의사도 없지만 마약상들은 자리를 잡았다. 현지 주민들은 마약 조직이 절도범을 처벌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병행 사법체계를 운영한다고 말했다.
아마존 장악 과정에서는 종교적 위장도 활용됐다. 브라질 당국자들은 PCC 인물들이 복음주의 목사처럼 행세하며 외딴 지역 주민의 신뢰를 얻고 조직원을 모집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복음주의권에서 부가 신의 축복을 뜻한다는 번영복음이 퍼져 있는 점도 빈곤 지역 침투에 이용됐다. 2023년 브라질 북부 히우그란지두노르치주 검찰은 PCC 조직이 마약자금을 세탁하기 위해 최소 7개 교회를 세운 혐의를 조사했다. 당국은 이런 행태를 ‘나르코-펜테코스탈리즘’이라고 부른다.
다양한 마약 수익 세탁…美도 본격 개입
마약 수익 세탁 수단도 다양하다. 경찰은 PCC가 주유소, 핀테크, 부동산 펀드, 성인 모텔, 자동차 대리점, 건설사 등을 활용한다고 본다. 상파울루 당국은 지난 2월 중국계 범죄조직을 상대로 작전을 벌였는데, 수사관들은 이 조직이 PCC 연계 인물들과 함께 전자제품 판매를 통해 2억달러 이상을 세탁했다고 보고 있다. PCC 조직원들은 불법 금광, 화물 절도, 사이버범죄, 희귀 조류 밀매까지 관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미국도 PCC의 확장을 더 이상 외부 문제로만 볼 수 없게 됐다. 상파울루 당국이 만든 조직도에는 ‘북미 부문’이 새로 등장했다. 미국 재무부는 2021년 PCC를 제재했고, 2024년에는 PCC를 위해 약 2억4000만달러를 세탁한 디에고 곤살베스 두 카르무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했다. 그는 브라질에 수감된 뒤에도 PCC 금융 작업을 계속 돕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당국은 이후 플로리다,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 테네시에서 PCC와 연계된 인물들을 확인했다. 매사추세츠에서는 지난해 연방검찰이 PCC와 관련된 것으로 보는 브라질인 18명을 권총, 소총, 산탄총 밀매 혐의로 기소했다. 이 가운데 한 명에게는 펜타닐 관련 혐의도 적용됐다. 미국 재무부는 PCC가 “피로 물든 길을 통해 지배력을 확보했다”며 라틴아메리카의 가장 중요한 마약밀매 조직 중 하나라고 밝혔다.
유럽에서 더 큰 수익
PCC의 유럽 진출은 더 큰 수익을 낳고 있다. 유럽연합의 코카인 압수량은 7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신 수치인 2023년에는 회원국 전체에서 419t이 압수됐다. 벨기에, 스페인, 네덜란드가 주요 유입 거점이었다. 많은 물량은 상파울루 남동쪽 산투스항에서 출발했다. 산투스항은 라틴아메리카 최대 컨테이너항이다.PCC는 산투스항과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코카인을 컨테이너선에 숨긴 뒤 서아프리카 경유지를 거쳐 유럽으로 보낸다. 잠수부와 용접공들은 유럽과 아프리카행 선박 선체에 코카인을 숨긴 혐의로 체포됐다. 일부는 한밤중 수중 구조물 공간에 최대 0.5t의 코카인을 포장해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에서는 안트베르펜, 로테르담, 함부르크가 주요 목적지로 거론된다.
유럽 항만에서는 폭력 사태도 확산하고 있다. PCC의 현지 협력자들과 경쟁 조직들이 코카인 거래를 나눠 가지려 하면서 벨기에와 네덜란드 주요 항만 주변에서 영역 다툼이 벌어졌다. 항만 경찰은 수류탄 공격, 총격, 살인, 고문, 납치 사례를 확인했다. 이는 PCC의 물류망이 단순 밀수 경로를 넘어 유럽 도시 치안까지 흔드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아마존에서는 기존 경쟁 조직과의 휴전도 깨졌다. PCC의 북상은 리우의 레드커맨드와 그 지역 동맹 세력과의 장기 휴전을 무너뜨렸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 숲 전역에서 피비린내 나는 영역 전쟁이 이어졌다. PCC는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2016년 콜롬비아 평화협정에 참여하지 않은 반군 이탈 세력도 포섭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숙련 전투원, 폭탄 제조자, 군용급 무기 접근성을 확보했다.
PCC는 전통적 마약조직보다 시장 또는 규제기관처럼 움직인다는 평가도 받는다. PCC 연구자인 브루노 만소는 이 조직이 “불법 세계의 정부”가 됐다고 말했다. 조직은 위계적 통제를 최소화하면서도 내부 규칙과 충성 체계를 통해 거래 질서를 만든다. 누구든 능력이 있으면 네덜란드에 마약을 팔고, 주유소를 통해 돈을 세탁할 수 있는 구조다. 만소는 이를 자유시장 자본주의를 신조로 삼는 조직에 비유했다.
이런 수평적 구조는 PCC의 빠른 확장을 가능하게 했다. 특정 영토를 직접 통제하지 않아도 항만 터미널과 물류 인프라를 활용하고 해외 범죄조직과 제휴할 수 있다. PCC는 이탈리아 은드랑게타, 일본 야쿠자, 서아프리카의 알바니아·세르비아 조직과도 협력 관계를 맺었다. 가키야 검사는 이를 “범죄적 융합”이라고 부른다. 단일 지도부 제거로 조직을 무너뜨리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PCC의 오랜 지도자인 마르코스 윌리안스 에르바스 카마초, 일명 마르콜라는 1999년부터 수감돼 있다. 그러나 조직은 그가 감옥에 있는 동안에도 성장했다. 그는 과거 거리의 절도범이었지만 단테를 탐독하는 인물로 알려졌고, 수감 중에도 살해를 지시하고 초국가적 확장을 도운 것으로 수사기관은 보고 있다. 다만 현재 PCC는 어느 한 지도자에게 의존하지 않는 조직으로 평가된다.
브라질 당국은 이제 PCC 제거보다 국가와의 불안정한 공존을 관리하는 문제를 말하고 있다. 범죄조직과 국가 사이의 연결도 수사기관을 당혹스럽게 한다. 지난 2월 경찰은 2024년 지방선거에서 쓰레기 수거 계약, 버스 운영권, 연료 공급 계약을 확보하려고 선거자금을 댄 것으로 의심되는 수백만달러 규모 핀테크 운영자를 체포했다. 당시 상파울루 군경 정보 책임자였던 페드루 로페스 대령은 "브라질 최대 부유주에서 PCC의 정치 침투가 노련한 수사관들까지 놀라게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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