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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연구역인데 버젓이 흡연…"담배 피울 곳이 없어요" 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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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심 난민된 흡연자

    서울 금연구역 6320곳 늘 때
    주민 민원·설치 비용 문제에
    흡연부스는 33개 증가에 그쳐
    금연구역 곳곳서 불법 흡연부족한 공공 흡연부스
    흡연자가 길거리 불법 흡연에 내몰리고 있다. 금연구역이 빠르게 늘어나 담배 피울 곳을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 흡연부스 확충은 지역 주민의 ‘님비(NIMBY·혐오시설 기피)’에 부딪혀 제자리걸음하고 있어 흡연권이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0일 서울 시내 한 골목의 ‘금연구역’ 푯말 앞에서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김범준 기자
    지난 10일 서울 시내 한 골목의 ‘금연구역’ 푯말 앞에서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김범준 기자

    ◇도심 곳곳 누비는 ‘흡연 난민’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내 금연구역은 2022년 29만7539곳에서 지난해 30만3859곳으로 6320곳 늘어났다. 공공 흡연부스는 같은 기간 100개에서 133개로 33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자치구별로 흡연부스 수는 크게 편차를 보인다. 서초구가 39곳으로 가장 많고 성동구 14곳, 영등포구 10곳, 중구 9곳, 노원구 9곳 순이었다. 중랑·강북·관악구 등 11개 자치구에는 흡연부스가 전무하고 종로·마포·강서구 등 7개 자치구는 1~2곳에 그친다.

    금연구역 확대 속도를 흡연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해 흡연자가 거리로 밀려나고 있다. 금연구역에서의 흡연은 도심 곳곳에서 일상적으로 볼 수 있다. 평일인 지난 10일 낮 12시30분께 서울 여의도백화점과 오륜빌딩 사이 골목에는 식사를 마친 10명 남짓의 직장인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이곳 바닥에는 금연구역 문구가 버젓이 표시돼 있었다. 같은 시간 금연구역인 종로 디타워 뒤편과 광화문 종로구청 인근 골목에도 사실상 ‘야외 흡연구역’이 형성돼 있었다.

    흡연자들은 ‘흡연 공간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길거리 흡연을 할 수밖에 없다’며 인프라 확충을 주장했다. 특히 액상형 전자담배 규제가 강화되며 이런 요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오는 24일 개정 담배사업법 시행에 따라 합성니코틴 전자담배를 포함해 모든 종류의 담배를 금연구역에서 피우면 최대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는다.

    반면 비흡연자는 흡연부스가 간접흡연을 유발하고 금연 정책 기조와 배치된다고 주장한다. 관계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흡연율 축소를 목표로 하고 있어 부스 확대에 소극적이다. 이에 따라 공공 흡연부스 설치는 각 지방자치단체 판단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

    ◇‘최대 1억원’…부스 설치 난항

    지자체는 공공 흡연부스 설치 이후 악취 등에 따른 민원이 늘어났다며 신규 설치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서울에서 흡연부스를 가장 많이 설치한 서초구는 부스를 폐쇄하라는 민원을 연간 100건 안팎 접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치 비용과 유지비도 흡연 인프라를 확대하기 어려운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민원을 줄이기 위해 환기시설을 갖춘 흡연부스를 설치하면 일반 부스 대비 비용이 크게 늘어난다. 일반적인 반개방형 부스는 500만~700만원 수준이지만 환기시설을 포함한 개방형 부스는 1억원에 육박한다. 여기에 청소와 관리 인력 투입 등으로 연간 1000만원 안팎의 유지관리 비용까지 발생해 지자체로서는 확대 설치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금연구역 확대 정책과 흡연 인프라 확충 사이의 괴리가 해소되지 않으면 거리 흡연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곽상훈 한동대 창의융합교육원 교수(에너지기후환경협의회 이사)는 “연세대 학생들이 과거 신촌에서 재떨이만 갖춘 간이 흡연구역을 운영해 예산을 절감한 사례처럼 다양한 시도를 해봐야 할 것”이라며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만큼 자치구 차원의 의견 수렴과 조정을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류병화/김영리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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