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로 강남 집값 잡는다?…평당 3억 갑니다 [최원철의 미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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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6만4207건으로, 정부 대책이 나온 12일 이후 2000여 건이 증가했습니다. 특히 지난달 23일 이후로는 7988건이 늘었습니다.
매물은 성동구, 송파구, 동작구 등에서 집중적으로 나오고 있으며, 강남 3구는 설 연휴 이후 집값이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급매물은 늘고 있지만 정작 매수자들은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4월 이후 가격이 더 크게 하락할 것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급매물이 나오더라도 집값 하락은 단기간에 그칠 것이 확실하다는 점입니다. 재건축 등의 호재가 있어 결국 다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아파트 수요가 왜 강남으로만 몰릴까요? 일단 고급 직장 수요가 많습니다.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코엑스, 강남대로, 언주로 등에 대기업이 밀집해 있어 직장 수요가 항상 존재합니다. 직주근접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인 셈입니다.
또 다른 요인은 한국에만 있는 '8학군' 수요입니다. 아무리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아도 학군 수요는 분산되지 않습니다. 대치동 등 학원가에는 지방에서 전·월세로라도 들어오려는 수요가 여전합니다. 최근에는 '4세 고시', '7세 고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학부모의 학구열은 대단합니다.
결국 한국은행 총재까지 나서서 교육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강남 집값을 잡는 데 한계가 있다고 할 정도로 이 학군 수요는 공고합니다. 다른 학군지 지역들 역시 항상 대기 수요가 있습니다. 미국처럼 보유세를 올린다고 해도, 이 수요를 지탱하는 전·월세 시장은 계속 공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챗GPT 시대에 수학능력시험이 10년 안에 바뀔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8학군을 대체할 수단이 마땅치 않습니다.
그렇다면 8학군을 조정하면 가능할까요? 1970년대 강남 개발 당시 강북의 명문고들을 강남으로 대거 이전시킨 것이 현재 8학군 형성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학교들을 다시 강북으로 보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세종시 조성 당시 공무원들이 강남에서 출퇴근하는 이유로 자녀 교육 문제를 꼽았던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강남 3구의 전·월세 수요는 항상 존재하는데, 재건축과 재개발을 통한 공급은 너무 오래 걸린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당장 올해부터 입주 물량이 급감하고 향후 3~4년간 공급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라 학군지 수요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입주 물량은 약 2만 9000가구로 작년보다 31%나 감소했습니다.
결국 강남 3구 집값을 잡으려면 수요를 분산해야 하며, 서울의 학군을 적절히 다시 배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중교통이 발달한 만큼 어느 정도 분산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실제 학군지 수요가 얼마나 몰리는지 파악하고, 이를 분산하기 위한 대책을 살펴봐야 할 시점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8학군 수요가 건재한 강남 3구의 집값은 평당 2억원을 넘어 3억원 시대도 가능해질 것입니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해야 하는데, 공급이 안 된다면 이제는 수요를 분산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연세대 미래부동산개발 최고위과정 책임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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