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인 없으면 망한다"…광장시장서 필수로 사가는 '이것'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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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권 인기 관광지로 등극한 광장시장 이불거리
이불거리 매출 90% 대만 관광객 의존
"혼수 이불 안 찾아" 사라진 한국인
이불거리 매출 90% 대만 관광객 의존
"혼수 이불 안 찾아" 사라진 한국인
이불거리 곳곳에서 중국어가 들렸다. 이들 모두 대만에서 왔다고 했다. 상점 밖에 놓인 이불을 만져보던 30대 여성 2명도 중국어로 구매할지 말지를 이야기했다.
이불 공장 없는 대만…"중국산보다 좋아 광장시장 와"
상인들은 대만에 이불공장이 없어 대만인들이 이불을 구하기 위해 한국 원정을 온다고 입을 모았다. 대만 현지에서는 중국산 이불이 납품되지만, 조악한 품질과 함께 중국에 대한 적대적인 감정으로 대만인들은 중국산 이불을 구매하지 않는다는 게 시장 상인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40년간 이불 상점을 운영한 B씨는 "6~7년 전부터 대만이라던가 홍콩이라던가 싱가포르에서 구매하러 온다. 이 중에서도 대만 사람들이 한 90%"라며 "대만에는 중국제품이 많이 들어오는 데 질도 안 좋고 중국과 상극이라 (대만 사람들이) 안 산다더라. 대만의 경제적 수준이 높다보니 젊은 사람들도 많이 오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대만은 습해서 솜 관리가 어렵다. 이불공장도 없다. 특히 목화솜 같은 경우에는 습기를 굉장히 빨리 빨아들인다"며 "대만 사람들이 많이 사가는 이런(합성섬유) 원자재는 한국을 쫓아올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관광객들은 주로 3~5개 이불을 사갔다. 얇은 인견 이불부터 솜이불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상인들은 진공포장으로 관광객들이 고른 이불 부피를 압축해 해외배송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B씨는 "대만은 겨울이 엄청 춥진 않아도 우리나라와 달리 보일러 문화가 없어 솜이불이 필요한 편"이라고 전했다.
한국인 안 보이는 이불거리…"관광객에 의존한 매출"
이불거리에는 한국인이 없었다. 혼수 이불 전문이란 간판이 무색하게 혼수 이불을 구매하는 고객은 찾기 힘들었다. 어머님과 함께 30년간 이불 가게를 운영했다는 C씨는 "요즘 사람들은 이불 혼수를 잘 안 한다. 다 인터넷이나 쿠팡에서 구매한다"며 "지금 나와 있는 이불도 다 대만 사람 취향이다. 부드러운 걸 좋아해 대부분 모달 이불을 내놨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C씨는 "다 대구에서 올라온 국산인데 우리나라 이불 좋은 걸 한국인만 모른다"고 씁쓸해했다.
매출을 대만 관광객에 의존하고 있어 매출 등락도 심한 편이라고 상인들은 입을 모았다. C씨는 "아예 안 올 때도 있다. 가게가 작아 8명이 오면 7명이 기다리다가 떠난다. 한 사람이 거의 한 시간 동안 이불을 고르기 때문"이라며 "임대료, 인건비, 창고비 다 떼면 직원보다 못 벌 때도 있다. 솔직히 어머니 사업 정리하시면 이불거리를 떠나 다른 사업을 하려고 한다"고 토로했다. A씨는 "마진 10%도 안 남긴다. 거의 (이불당) 3000원 5000원만 남기는데 대만 관광객 덕에 남아있지만 떼돈을 벌진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장 유지하려면 관광객에 맞춘 특화 제품 필요"
김 교수는 국내 이불 시장 활성화 방법으로 "대만 관광객이 좋아하는 디자인이라든가 제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는 디자인센터 등을 통해 디자인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던가 자문을 해주면서 상인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식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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