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원숭이 오바마' 영상 SNS 올렸다 삭제…파문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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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은 미국에서 권력 있는 백인 인사들이 명백히 허위이면서도 인종차별적으로 흑인을 유인원 등 동물과 연관시켜 온 역사가 오래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18세기 흑인 노예화를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된 ‘문화적 인종주의’와 유사과학 이론에서 비롯됐으며, 노예제 폐지 이후에도 흑인을 인간 이하의 존재로 묘사하는 논리를 확산시키는 데 활용됐다고 전했다.
1954년 2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당시 대통령은 얼 워런 대법원장을 백악관으로 초대해 만찬을 하면서 남부 백인 학부모들을 두둔하며 “그저 귀여운 어린 딸들이 덩치 큰 흑인 짐승들(big black bucks)과 같은 교실에 앉아 있어야만 할까봐 걱정하는 것뿐”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표현은 흑인 남성을 폭력적이고 성적으로 위협적인 존재로 묘사하는 전형적인 인종차별적 문구로 지적된다.
백인우월주의자들은 버락 오바마가 대선 후보였던 시절부터 그를 원숭이 등 영장류로 묘사한 티셔츠와 상품을 제작·판매해 왔다.
트럼프는 2024년 대선 후보 시절 이민자들에 대해 “우리 나라의 피에 독을 넣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는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가 유대인을 비난할 때 사용한 표현과 유사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27일 보도에서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백악관, 노동부, 국토안보부 등 연방정부기관의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네오나치 등 극우 세력이 즐겨 쓰는 언어와 그림, 영상, 음악이 등장한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의 얼굴을 원숭이에 합성한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하는 일이 있었다. 백악관은 이 동영상이 공유된 것은 계정 관리를 담당하는 “직원의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문제가 된 1분 분량의 영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주장을 반복하는 내용이었다. 영상 말미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를 원숭이로 묘사한 클립이 포함돼 있었다. 배경 음악으로는 영화 ‘라이온 킹’ 삽입곡 ‘더 라이언 슬립스 투나잇’(The Lion Sleeps Tonight)이 사용됐으며, 원숭이 몸을 한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가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이 게시된 직후부터 비판이 거셌으나,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를 “가짜 분노”라고 선을 그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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