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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시대, 車 부품 넘어 ESS 업체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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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 살리는 기업
    (3) 경북 영천 한중엔시에스

    삼성SDI와 ESS 기술 공동개발
    국내 최초 수랭식 시스템 양산
    기존보다 전력소비량 40% 줄여
    "LG엔솔과도 협업, 매출 1조 목표"
    ‘9만5185명.’

    인구감소지역인 경북 영천시의 지난해 인구수다. 2024년 인구가 10만 명 아래로 떨어진 영천 시민의 평균 연령은 53세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한중엔시에스는 이곳을 터전 삼아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 주력하는 기업이다. 김상균 한중엔시에스 사장을 비롯해 임직원 절반이 영천에서 태어나 자랐다.

    김 사장은 지난 23일 인터뷰에서 “올해는 회사 모태인 자동차 내연기관 사업을 완전히 접고 수랭식 ESS 제조사로 변신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늘어나는 글로벌 ESS 수요에 적극 대응해 조 단위 매출을 내는 회사로 성장하는 초석을 쌓겠다”며 포부를 다졌다. 창업 2세로 올해부터 본격 최고경영자(CEO) 임기를 시작한 그는 “단기 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오너 경영의 강점을 살려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벤더에서 ESS 회사로 변신

    현대자동차·기아의 2차 협력사였던 한중엔시에스가 신사업에 뛰어든 때는 2021년이다. 800억원대 매출을 내던 이 회사는 원가 상승과 단가 인하 압박으로 2020년 적자 전환하는 위기를 겪었다.

    때마침 ESS 시장 진출을 위해 협력사를 물색하던 삼성SDI가 공동 기술 개발을 제안하면서 기존 사업을 재편할 기회를 잡았다. 김 사장은 “주력 제품이던 자동차 공조 장치와 ESS 냉각 시스템 제조법이 비슷한 데다 본사가 삼성SDI 울산 공장과 가까운 게 장점이 됐다”며 “수익성과 관계없이 꾸준히 다져온 연구개발(R&D) 성과를 인정받아 미래 성장성이 큰 사업으로 과감히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인공지능(AI) 시대에 각광받는 수랭식 ESS 냉각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양산했다. 전 세계를 놓고 봐도 중국 기업 한두 곳만 구현할 수 있는 이 기술은 기존 공식보다 전력량을 40% 줄일 수 있다. ESS를 구성하는 모듈의 온도 편차를 ±10도에서 ±3도로 낮춰 관리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美 공략해 매출 1조원 달성”

    이 회사가 사활을 걸고 있는 시장은 미국이다.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미국 인디애나주 54만㎡(약 16만3000평) 부지에 공장을 짓고 있다. 주 고객사인 삼성SDI를 비롯해 스텔란티스, 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 공장과 차로 1시간30분 거리에 있다. 김 사장은 “미국이 지난해 자국 ESS 시장의 90%를 차지한 중국 기업을 상대로 고관세 정책을 강화하면서 사업 기회가 많아졌다”며 “전 공정을 현지화해 텍사스, 댈러스 등에 있는 고객서비스(CS) 지사와 시너지를 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전기차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27년부터 전기차용 쿨링 플레이트를 LG에너지솔루션에 공급할 예정이다. 올 상반기까지 제품 개발을 마친 뒤 전용 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가업을 이어받아 회사를 키우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창업자의 마음을 얻는 데 사원으로 입사해 바닥부터 쌓은 경험이 자산이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2030년까지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2024년 매출 1773억원, 영업이익 96억원을 올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해 창사 최대 매출을 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해부터 ESS와 전기차 사업 중심으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며 “회사가 전 재산이란 마음으로 실적 개선과 주가 부양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천=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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