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사 vs 전북지사'…與 지선 후보들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정면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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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서 처음으로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양기대 전 의원(전 광명시장)은 6일 자신의 SNS에 "5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 현장을 직접 찾았는데 이미 대형 건물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며 "상당한 진척이 이뤄진 상황에서 이전설이라는 소모적인 주장이 나오는데, 그런 주장을 하시는 분들은 현장에 와 보길 권해드린다"고 썼다.
다른 경기도지사 후보군도 같은 맥락의 언급을 이어가고 있다. 김병주 의원은 지난 5일 경기도지사 출마를 공식화하며 "반도체 단지를 이전하는 것보다 도내 벨트 형식으로 확장해야 시너지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연임 도전이 유력한 김동연 경기도지사 역시 4일 "클러스터의 사업의 불확실성은 줄이고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경기권 지방선거 후보들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집중적으로 언급하고 나선 것은 같은 민주당의 전북권 출마자들 움직임 때문이다. 전북도지사 선거를 준비 중인 안호영 민주당 의원은 5일 전북도당위원장인 윤준병 의원과 함께 도당 산하 '삼성전자 전북 이전 특별위원회'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최근 안 의원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새만금 이전 필요성을 앞장서서 주창하고 있다.
그는 특위 설립을 발표하며 "이전 관련 대규모 범도민 서명운동을 전개할 것"이라며 "결집된 도민의 뜻을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해 정부 결단을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경기도지사 후보들의 반응에 대해선 "수도권 이기주의"라고 표현하며 전력이 풍부한 새만금만이 반도체 클러스터 인프라를 감당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별 후보자들 간 설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당내 의원들은 이전설이 황당하다는 반응이 많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이미 SK하이닉스가 작년 2월에 착공에 돌입한 상태라서다. 용인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산업단지 조성 공정률은 작년 말 기준 70.6%에 달한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달부터 토지 보상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양사 투자 계획은 각각 600조원과 380조원으로, 실제 이전이 진행될 경우 천문학적인 매몰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기 남부권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은 더욱 날선 반응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언주 등 용인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의원 4명은 지난달 30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 논리로 클러스터를 망가뜨려선 안 된다"며 공개 목소리를 냈다.
경기 남부권이 지역구인 한 민주당 의원은 "너무 허무맹랑한 주장이라 무슨 반응을 더 하기도 어렵다"며 "선거철이다 보니 실현 가능성이 없는 공약이 남발되는데 보여주기식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왜 전북에서 그런 주장을 하는지 이해는 가지만 비판론이 많아 선거에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차츰 사그라들 이슈로 본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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