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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섭단위 결정제도로 사용자성 판단하겠다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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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 CHO Insight
    교섭단위 결정제도로 사용자성 판단하겠다는 정부
    교섭창구단일화제도는 2010년 복수노조 허용과 관련해 노사정 합의로 도입된 제도이다. 당시 노사정 합의는 하나의 기업 내 여러 개의 노조가 설립되는 것은 허용하면서도 교섭대표노동조합을 통해 통일된 교섭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즉, 원칙적으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에서 하나의 단체교섭(이른바 ‘1사 1교섭’)만이 허용하자는 것이었다. 이는 “근로조건의 결정권이 있는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에서 복수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교섭절차를 일원화하여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교섭체계를 구축하고, 소속 노동조합과 관계없이 조합원들의 근로조건을 통일하기 위한 것”이다(헌재 2012. 4. 24. 2011헌마338; 헌재 2024. 6. 27. 2020헌마237등 참조),

    이와 관련하여 소수노조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한다는 노동조합측의 지적도 있었지만, 헌법재판소는 “소수 노동조합도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는 절차에 참여하게 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사용자와 대등한 입장에 설 수 있는 기반이 되도록 하고 있으며, 그러한 실질적 대등성의 토대 위에서 이뤄낸 결과를 함께 향유하는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므로 노사대등의 원리 하에 적정한 근로조건의 구현이라는 단체교섭권의 실질적인 보장을 위한 불가피한 제도라고 볼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헌재 2012. 4. 24. 2011헌마338; 헌재 2024. 6. 27. 2020헌마237등 참조).

    그런데 노란봉투법의 시행으로 인해 이와 같은 교섭창구단일화제도의 취지가 훼손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고용노동부는 원청 단위 사업 또는 사업장을 교섭단위로 하여 교섭창구단일화제도를 적용하기로 하면서도, 하청노조의 교섭단위 분리 신청이 있는 경우 원칙적으로 원청과 하청 사이의 교섭단위를 분리하도록 하겠다고 하였다. 이에 따라 하청노조에서는 원청에 대해 교섭요구를 하면서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하게 될 것이고, 원청 사업자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최소 2번 이상의 교섭을 하게될 상황에 놓여있다.

    더욱이 고용노동부는 아래와 같은 교섭단위 결정의 예시를 제시하면서, 하청 노조들 사이에서도 교섭단위가 나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교섭단위 결정제도로 사용자성 판단하겠다는 정부
    즉, 하청노조들 사이에서도 개별 하청별로 교섭단위가 분리될 수도 있거나 직무 등이 유사한 하청별로 교섭단위가 분리될 수 있는바, 원청 사업자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수 차례의 교섭에 응해야 할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다. 또한 각 하청노조에서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교섭단위를 결정받기 위해 여러 전략을 수립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교섭단위분리신청은 교섭창구단일화절차를 거쳐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결정된 이후에도 할 수 있는바(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14조의11 제1항 제2호), 교섭창구단일화 절차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하청노조에서는 교섭단위분리신청을 사후적으로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기존의 교섭단위 분리에 관한 판례들을 반영한 교섭단위 결정 기준을 명시하였다. 그러나 기존의 대법원 판례와 달리 “근로자 간 이해관계의 공통 또는 유사성, 다른 노동조합에 의한 이익 대표의 적절성, 통일적 근로조건 형성의 필요성, 안정적 교섭체계 구축 가능성, 교섭단위 유지 시 노동조합 간 갈등 유발 및 노사관계 왜곡 가능성, 당사자들의 의사를 고려하는 것이 교섭단위 분리 또는 통합의 취지를 실현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당사자들의 의사 등”을 기준에 추가하여 노동위원회의 재량을 넓혀 법적인 불안정성을 증가시켰다. 이로 인해 교섭단위 분리를 둘러싼 노사간, 노노간의 갈등도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인해 1사 1교섭의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교섭체계는 붕괴하게 될 것이고, 복수노조 시행 당시 우려하던 사업장 내 복수 교섭에 의한 여러 혼란들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보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고용노동부가 교섭단위 결정제도를 통해 원청이 하청노조의 사용자인지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교섭단위 결정제도는 원래 교섭의무가 인정되는 것을 전제로 교섭단위를 분리하거나 통합하여 교섭단위를 결정하는 제도이다. 따라서 교섭단위 결정제도에는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하는 절차와 기능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용노동부는 제도의 원래 취지를 넘어서 교섭단위 결정제도를 통해 원청의 사용자성을 판단하고, 이와 같은 판단을 따르지 않는 경우 부당노동행위로 처벌하겠다고 천명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고용노동부의 태도는 법 체계와 제도를 무시하는 것으로 법치국가의 원리에도 반하는 것인가 하는 우려가 있다. 더욱이 노동위원회는 30일 이내에 교섭단위 결정을 하여야 하는바, 원청의 사용자성 판단이 부실하게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하여 고용노동부는 최근 개정 노동조합법 해석 지침을 입법예고하였다. 그러나 해석 지침을 둘러싸고도 기존의 판례를 정리한 것 이상의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이제 법 시행이 두 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들은 패닉에 빠져있다. 고용노동부는 개정 노동조합법 해석 지침을 구체적으로 보완할 뿐만 아니라 교섭단위 분리 및 교섭 절차 등에 관하여도 명확한 지침을 마련해 제도 초기에 불필요한 혼란을 방지하여야 할 것이다. 나아가 이와 같은 새로운 제도가 정착하기까지는 부당노동행위로 형사처벌하는 등 강제력의 행사는 최대한으로 자제하는 운영의 묘를 발휘하기를 바란다.

    김종수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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