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로 ‘탈(脫)팡’ 행렬이 이어지자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 중국 C커머스가 유탄을 맞았다. 개인정보 중요성과 외국계 기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부각되면서 이용자와 결제 건수가 급감하고 있다. C커머스가 국내 공략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 “정보보호 사각지대” 비판 커져
5일 대체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Aicel)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의 지난달 21~27일 신용카드 결제 건수는 50만4811건으로 집계됐다. 쿠팡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가 발표되기 직전인 작년 11월 23~27일(74만457건)에 비해 31.8% 급감했다. 같은 기간 테무 결제 건수는 55만7463건에서 46만1343건으로 20.1% 줄었다. 쉬인은 1만9804건에서 9377건으로 반토막 났다.
쿠팡 사태로 토종 플랫폼들은 오히려 반사이익을 봤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달 21~27일 결제 건수가 1167만3616건으로 작년 11월 23~27일(1136만574건)에 비해 2.7% 늘었다. 같은 기간 컬리는 85만3625건에서 94만9376건, 11번가는 85만7266건에서 117만6414건으로 각각 11.2%, 37.2% 증가했다.
신규 가입자 추이도 마찬가지다. 모바일앱 분석업체인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의 앱 신규 설치 건수는 쿠팡 사태 직후인 지난달 12월 1~7일 7만8113건이었지만 3주 뒤인 12월 22~28일엔 5만4250건까지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네이버의 별도 쇼핑 앱인 네이버플러스스토어는 9만7722건에서 19만699건으로 2배가량 급증했다.
쿠팡 유출 사태로 ‘정보보호 사각지대’인 C커머스의 문제가 재조명된 영향이 컸다. C커머스는 그동안 개인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알리익스프레스 모회사인 알리바바는 2024년 6월 국내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중국에 넘겨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19억원의 과징금을 받았다. 테무도 작년 5월 비슷한 혐의로 13억원의 과징금을 맞았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쿠팡 사태로 외국계 기업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며 “특히 쿠팡의 정보 유출자가 중국인이라는 점도 이런 반감을 키웠다”고 했다.
◇ 국내 사업 ‘헛바퀴’
C커머스가 국내 소비자 공략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신선식품 배송 사업인 ‘알리프레시’는 출범 후 3개월 만에 판매 품목이 크게 줄고 서비스 점검에 들어갔다. 별도 유료 가입 없이 주문 금액이 1만5000원 이상이면 무료 배송해준다는 점에서 쿠팡의 ’로켓프레시‘를 겨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국내 경쟁사에 비해 물품 수가 적고, 배송 속도도 느려 호응을 얻지 못했다.
테무는 물류 전진기지로 알려진 김포 물류센터 계약을 지난달 해지했다. 중국계 물류대행사인 시바로지스가 작년 3월부터 임차해 이 물류센터를 운영해왔으나 올 들어 테무의 국내 성과가 부진하자 8개월 만에 계약을 해지했다.
쿠팡 사태 후 부정적 여론이 커지자 C커머스는 관련 대응에 나서고 있다. 쉬인은 지난달 국내 홍보·대관·법률 담당 임원 채용에 들어갔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최근 개인정보처리방침을 개정해 모호한 규정을 명확히 하는 조치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