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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이 대형 주택을 비우자, 도심에 공급 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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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대주택 천국 호주
    (3·끝) 시니어레지던스 '주택 선순환'

    집 정리 후 레지던스로 이사
    카페·라운지 등 커뮤니티 운영
    지난 16일 찾은 호주 시드니 북서부 벨라비스타의 시니어 레지던스 ‘벨라비스타 헤이븐’. 로비에 들어서자 카페와 라운지, 공용 정원을 중심으로 평화로운 일상이 펼쳐졌다. 입주민 평균 연령은 75세. 보행 보조기구를 사용하는 이들도 눈에 띄지만 ‘요양’의 침묵보다는 활기찬 ‘생활’의 소음이 공간을 채웠다.

    "노인이 대형 주택을 비우자, 도심에 공급 숨통"
    호주 정부와 업계는 도심 주택난을 완화할 방안으로 시니어 레지던스를 주목한다. 고령자가 집을 정리해 레지던스로 옮겨가면 도심의 대형 주택이 시장에 풀리는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시니어 레지던스의 핵심은 ‘돌봄’을 주거 공간에서 물리적으로 분리해 서비스로 제공하는 데 있다. 건물을 지어 분양하는 게 아니라 장기 운영 역량으로 자산 가치를 유지하는 기업형 임대주택(BTR) 산업의 한 축을 이룬다. 입주민은 24시간 응급 대응 시스템과 전담 컨시어지, 가사 지원, 식사 배달, 웰니스 프로그램 등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통합 관리 서비스를 받는다.

    계약 구조도 장기 서비스 인프라에 가깝다. 입주자는 기존 주택 매각 자금으로 입주 때 일시금(입주금)을 내 거주 권리를 확보하고, 거주 기간엔 정기 관리비로 시설 유지·커뮤니티 운영·응급 대응 등을 분담한다. 퇴거 때 입주금을 돌려받되 계약 조건에 따라 퇴거비(입주금의 25~35%)가 발생한다. 주정부는 계산 체계를 표준화해 시장의 투명성을 관리한다.

    기업들은 표준화된 운영 시스템으로 공사비를 낮추고 관리 효율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줄인다. 호주 전역에서 90개 단지, 1만2000실을 운영하는 아베오가 대표적이다. 토니 랜델로 아베오 대표는 “입주자가 생애 마지막까지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며 품격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생태계를 관리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시니어 레지던스의 확산은 주택 시장의 해법으로도 읽힌다. 고령층의 주거 이동이 신규 택지 개발 없이 도심 주택 재고를 재배분하는 장치로 작동하는 것이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에 따르면 호주 75세 이상 고령층의 83%는 주택을 대출 없이 완전히 소유하고 있다. 시니어 레지던스 입주자의 약 70%는 기존 3~4베드룸 규모의 큰 집을 매각하고 이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에선 75세 이상 인구의 약 13%가 시니어 레지던스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도 세제 혜택으로 지원한다. 집을 판 자금 중 일부(최대 30만호주달러)를 연금 계좌에 추가 납입할 수 있도록 하는 ‘다운사이저 기여금’ 제도가 대표적이다.

    시드니=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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