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대한항공, 수송보국 마지막 퍼즐…가장 신뢰받는 항공사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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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회 다산경영상 시상식
오너경영인 부문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아시아나와 기종·엔진 다 달라
2027년 출범 앞두고 통합 박차
고환율로 비용 늘어나게 됐지만
외국인 관광객 늘려 위기 돌파
미래 사업도 '수송보국'의 연장
방위산업·무인기에 투자 늘릴 것
오너경영인 부문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아시아나와 기종·엔진 다 달라
2027년 출범 앞두고 통합 박차
고환율로 비용 늘어나게 됐지만
외국인 관광객 늘려 위기 돌파
미래 사업도 '수송보국'의 연장
방위산업·무인기에 투자 늘릴 것
조양호 선대회장의 장남으로 2019년 한진그룹 회장에 취임한 3세 경영인인 조원태 회장이 2020년 부실에 빠진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잘 아는 분야인데도 창립 이념인 ‘수송보국’을 완성할 마지막 퍼즐로 본 것이다.
조 회장은 지난 19일 ‘제34회 다산경영상’ 오너경영인 부문 수상 직후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2027년 출범하는 ‘통합 대한항공’은 매출과 이익을 많이 내는 ‘몸집이 큰 회사’가 아니라 소비자가 믿고 타는 ‘가장 신뢰받는 항공사’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장점을 결합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항공사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의 미래도 수송 분야에서 찾았다. 조 회장은 “항공기 부품 제작 등 제조 분야도 수송이라는 본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한진그룹의 유산을 바탕으로 100년, 그 이상의 시간이 지나도 사랑받는 세계 최고의 종합 물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다짐했다.
“제가 아니라 한진그룹이 받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수송과 연결의 임무를 완수해 우리 사회를 더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항공사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습니다.
“비행기 임차료와 항공유 등을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사들은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비용이 늘어나게 됩니다. 원화 약세로 해외여행 수요가 줄어드는 것도 걱정입니다.”
▷어떻게 위기를 헤쳐나갈 계획인가요.
“적극적인 환헤지를 통해 환율 변동성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원화 약세로 줄어드는 해외여행객 수요는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늘리는 방법으로 대응할 생각입니다. 마침 K컬처 열풍에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늘어나는 호재도 있고요.”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실적 개선에 얼마나 도움이 되나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원화 약세로 일본 여행객이 한국으로 몰려왔습니다. 당시 일본에서 판매한 대한항공 항공권 수익률은 한국보다 40% 높았어요. 덕분에 어느 정도 실적을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작업은 잘되고 있나요.
“2027년 통합을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 중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의 1순위 목표는 대한항공과의 원활한 통합입니다. 당장 좋은 실적을 내는 것보다 통합을 앞두고 내실을 다지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통합에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30년 이상 경쟁 관계로 있다 보니 비행기 기종, 엔진, 소프트웨어까지 모두 다릅니다. 일부러 다른 기종을 구매하기도 했고, 같은 기종을 사더라도 다른 엔진을 장착하는 식이죠. 전산시스템도 다르고요. 이런 것들을 하나로 묶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이 가입한 스타얼라이언스에서 탈퇴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요.
“대한항공이 가입한 스카이팀(항공동맹체)은 미주와 유럽, 아시아에서 강력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스타얼라이언스 없이도 국내 고객들이 큰 불편을 느끼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합병으로 독점 우려도 있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서비스 품질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통합은 우수한 서비스를 하나로 합쳐 개선할 좋은 기회입니다. 안전과 서비스 모두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통합 대한항공이 그리는 미래는 무엇인가요.
“규모가 크고, 이익을 많이 내는 항공사로 기억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가장 사랑받는 항공사, 어떤 상황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항공사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코로나19 이후 항공기 부족 사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항공기 발주를 앞당기는 추세입니다. 대한항공은 2030년대 중반 이후 운용 여객기의 90% 이상을 고효율 신기종으로 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지난 8월 미국 보잉에서 103대(362억달러·약 53조원)를 구매하기로 했는데요.
“작년 3월 에어버스 33대(137억달러·약 20조원)를 시작으로 같은 해 7월 보잉 50대(247억달러·약 36조원)를 구매한 것과 마찬가지로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
▷미국과 관세 협상 중이던 우리 정부를 측면 지원한 성격도 있나요.
“대한항공에 꼭 필요한 미래 투자 차원의 구매입니다. 정부 압박에 불필요한 항공기를 산 건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대량 구매가 국가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다면 너무나도 기쁜 일이죠.”
▷인공지능(AI)을 접목할 계획이 있나요.
“미국과 중국 항공사는 대부분 고객 콜센터 업무를 AI가 대체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아직도 100% 사람이 하고 있고요. 이런 부문에 AI를 접목할 수 있을지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한진그룹의 미래가 궁금합니다.
“수송은 신체의 동맥처럼 경제에 생명력을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한진그룹은 80년을 이어온 수송보국이란 창업 이념처럼 앞으로도 수송에만 집중할 계획입니다.”
▷제조업 등 다른 산업에 진출할 계획이 있을까요.
“항공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제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방위산업은 앞으로도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무인기부터 우주발사체, 위성 서비스 분야까지 항공·우주사업은 확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신정은/김보형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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