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이건 사야지"…외국인들 사이 '인기 폭발'한 핫템 [트래블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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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취향 쫓는 방한 외국인
'한국다움'에 지갑 열었다
한 번에 큰돈 대신 자주 나눠 쓰는 소비로
1건당 지출 줄고 구매 횟수 늘어
개인 취향, 감성 반영한 상품 수집 나서기도
'한국다움'에 지갑 열었다
한 번에 큰돈 대신 자주 나눠 쓰는 소비로
1건당 지출 줄고 구매 횟수 늘어
개인 취향, 감성 반영한 상품 수집 나서기도
20일 한국관광공사가 분석한 2018년부터 2025년 9월까지 외국인 신용카드 결제 데이터에 따르면 방한 외국인의 전체 관광 지출 가운데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51%에 달한다. 관광 소비의 절반 이상이 쇼핑에서 발생한 것이다.
건당 지출 줄고 구매 횟수 늘었다
또한 고가 상품에 집중하던 과거와 달리 가격 부담이 낮은 상품을 여행 동선마다 반복적으로 구매하는 소비 흐름도 뚜렷해졌다. 쇼핑이 여행의 '마지막 일정'이 아닌 이동과 체험 사이에 자연스럽게 끼어드는 '일상적 행동'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변화의 핵심은 한국적 감성과 취향을 담은 작고 가벼운 'K-라이프스타일 소품'이다. 올해 1~9월 외국인의 카드 결제 건수는 가챠샵이 전년 동기 142% 급증했고 문구(48.7%), 서점(39.9%)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가격 부담이 적으면서도 '한국다움'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상품들이 외국인 관광객의 장바구니를 채우고 있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방한 외국인이 과거 기성품 중심의 '큰 쇼핑백' 소비에서 벗어나 개인 취향과 감성을 반영한 정교한 라이프 스타일 수집으로 소비 방식이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아트박스'다.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에서는 결제 건수가 전년 대비 550% 늘었고, 이수(325%), 부산 서면(85.4%) 등 로컬 상권에서도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외국인 쇼핑이 면세점과 대형 상권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도시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의미다.
패션 소비도 실용적으로
특히 언더웨어는 코로나19 이후에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일본(16.6%)과 미국(15.8%)이 주요 소비국이지만 최근에는 싱가포르(139%), 대만(114%) 등으로 소비 저변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K-패션 특유의 높은 디자인 완성도와 합리적 가격, 의류 본품보다 가격 부담이 낮아 여러 개를 구매하기 쉬운 가격 구조가 외국인 소비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의 장바구니는 메이크업 제품을 넘어 한국식 라이프케어와 자기관리 루틴까지 담아가고 있다. 외국인의 뷰티·건강 제품 소비는 2018~2024년 연평균 19.1% 성장에 이어 2025년에도 40.4%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화장품(35%)뿐 아니라 약국(67%), 건강식품(75%) 소비도 빠르게 늘었다.
방한 외국인의 필수 방문지로 꼽히는 '올리브영'은 명동과 강남 등 전통 상권을 넘어 성수연방(381%), 경복궁역(425%), 송도 프리미엄아울렛(536%) 등 다양한 지역에서 외국인 소비를 흡수하고 있다. 뷰티 소비가 특정 쇼핑 구역에 국한되지 않고 도시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신호다.
얼마나 '비싼가' 보다 '한국다운 것'
이번 분석은 단순한 외국인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넘어, 고가 중심의 면세 쇼핑에서 벗어나 감성·취향·경험을 중시하는 소비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는 상권 구조와 관광 콘텐츠의 방향성까지 바꾸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이미숙 한국관광공사 관광데이터전략팀장은 "외국인의 쇼핑 방식이 고가 중심에서 일상·취향·웰니스 중심의 실용형 소비로 전환된 것은 한국의 라이프스타일과 K-콘텐츠가 글로벌 관광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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