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막히자 주식으로…기타대출, 55개월만에 주담대보다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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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한달 전보다 1조9000억원 증가한 1175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0월(3조5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약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인 것은 부동산 관련 대출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은 7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월 2조원에 비해 증가폭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달 주담대 증가폭은 지난해 3월(5000억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박민철 한은 차장은 "10.15 대책 이전 증가한 주택거래의 영향에도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전세자금 수요 감소 등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전세자금대출은 3000억원 감소해 3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반면 기타대출은 1조2000억원 증가했다. 10월 1조4000억원보다는 증가폭이 줄었지만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한은은 평가했다. 박 차장은 "국내외 주식투자 확대 등으로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상당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다만 "주식투자와 관련한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기타대출 증가폭(1조2000억원)이 주담대 증가폭(7000억원)을 상회한 것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 공모주 청약에 관심이 몰리면서 일시적으로 대출이 급증한 지난 2021년 4월 이후 4년7개월만에 처음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확대로 부동산 매매가 어려워지자 주식투자로 선회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비은행을 포함한 전체 은행권 기준으론 주담대가 여전히 더 많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전 은행권 가계대출은 4조1000억원 증가했는데, 이중 주담대가 2조6000억원, 기타대출은 1조6000억원 증가했다. 은행권에서 주담대 관리에 들어가자 비은행으로 수요가 일부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향후 가계대출 흐름에 대해 박 차장은 "연말연초는 부실채권 매·상각, 상여금 유입 등 계절적 요인으로 증가세가 표면적으로는 줄어드는 시기"라면서도 "주택거래가 기조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을 계속 유의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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