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사설] 'AI 고속도로' 예산 집중 옳지만…재정건전성도 챙겨야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이재명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돌입했다. 이 대통령은 어제 “내년도 예산안은 인공지능(AI)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예산안”이라며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신성장동력 확보와 사회안전망 확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예산이라곤 하나 ‘악어 입’을 연상케 하는 우리 국가부채 그래프를 보면 재정건전성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올해보다 8.1% 증가한 728조원 규모의 ‘슈퍼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대전환에 10조1000억원, 연구개발(R&D)에 역대 최대 규모인 35조300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3만5000개 구입, 피지컬 AI 육성, 인재 양성 및 핵심 인프라 구축 등 AI 집중 투자로 도약과 성장의 미래를 열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는 이해가 간다. AI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먹여 살릴 수 있다면 어떤 투자도 아까울 리 없다. 다만 “정부 AI 예산은 ‘눈먼 돈’”이라는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예산에도 절제와 균형이 필요하다.

    이번 예산안의 또 다른 축인 사회안전망 확충 요구 역시 국가의 기본 책무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정치적 의도가 깔린 듯한 선심성 예산 편성은 없어야 한다. 24조원 규모의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이나 지방 보조금 예산(10조원)을 두 배 이상 늘린 건 내년도 지방선거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재정건전성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내년 예산안 기준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09조원으로 불어나고 국가채무비율은 51.6%로 높아진다. 더 큰 문제는 의무지출 급증으로 2029년에는 국가채무비율이 58%까지 치솟는다는 점이다. 유럽연합(EU)이 국가부채비율의 마지노선을 60%로 제시하는 점을 감안하면 아슬아슬한 수준이다.

    이제 한 달간은 국회의 시간이다. 국회는 AI 대전환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수용하는 동시에 선심성 지출과 불요불급한 예산을 꼼꼼히 살펴 걸러내야 한다. 재정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예산이야말로 진정한 미래를 위한 투자 예산이라고 할 것이다.

    ADVERTISEMENT

    1. 1

      [사설] 희토류 밸류체인 구축에 첨단 제조업 운명 걸렸다

      ‘양국 관계를 전면 복원했다’는 대통령실 자평처럼 지난 주말 한·중 정상회담에서 적잖은 성과가 있었지만 몇몇 아쉬운 대목도 있다. 산업계의 불안감이 커질 대로 커진 ‘희토...

    2. 2

      [사설] 기업인의 감사, 대통령의 격려…'민관 브로맨스' 계속 보고 싶다

      지난 주말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거둔 또 하나의 결실은 기업과 정부 간 끈끈한 협력·지원 기반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내 기업인들과 함께 ...

    3. 3

      [사설] 전력 문제 해결 못 하면 26만 GPU도 허사

      엔비디아가 올해부터 한국에 공급하기로 한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소비전력이 칩 하나당 1.4㎾에 달한다는 소식이다. 이 회사가 정부와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네이버 등에 판매하는 GPU는 총 2...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