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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굉장히 대립" "갈 길 멀어"…한미 관세협상 결국 APEC 넘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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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범·김정관, APEC 前 마지막 대면 협상 '사실상 결렬'

    APEC 타결 목표 삼았지만
    투자 현금비중·기간 놓고 '팽팽'
    "추가로 대면 협상할 시간 없어"

    "협상 동력 꺼질라" 우려
    경주서 美中 통상 전격 합의 땐
    美에 韓 전략적 가치 떨어질 수도
    < “끝까지 노력” >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왼쪽)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미국 워싱턴DC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관세협상을 마친 후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 “끝까지 노력” >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왼쪽)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미국 워싱턴DC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관세협상을 마친 후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오는 29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때까지 관세협상이 타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APEC 전 미국과의 마지막 대면 담판이 현금 비중, 투자 기간 등 핵심 쟁점을 두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채 사실상 결렬되면서다. APEC이라는 ‘정치적 무대’를 놓치면 한·미 모두 협상 동력을 잃고, 기업의 피해가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협상팀 “APEC 타결, 갈 길 멀다”

    "굉장히 대립" "갈 길 멀어"…한미 관세협상 결국 APEC 넘길 듯
    미국을 찾았던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4일 새벽 귀국길에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부 진전은 있었지만 핵심 쟁점에 관해서는 양국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등 협상단은 지난 22일 방미해 워싱턴DC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막판 담판을 벌이고 이날 귀국했다.

    김 실장은 31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 개막 전 관세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해 “(APEC 행사까지) 추가로 대면 협상을 할 시간은 없다”며 “APEC이 코앞이고 날은 저물고 있어 APEC을 계기로 타결을 기대한다면 갈 길이 멀다”고 사실상 시한 내 타결이 어려움을 시사했다. 그는 다만 “마지막에 가장 중요한 한두 가지에 끝까지 대립하는 형국이고, 이 역시 협상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협상이라는 것이 막판에 급진전되기도 하기 때문에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김 장관은 귀국 직후인 오전 10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그는 3500억달러 대미 투자 펀드의 현금 투자 비중을 둘러싼 문제에 관해 “미국 쪽에서 한국 외환시장의 영향이나 부작용에 대해 나름대로 이해된 부분이 상당히 있다”면서도 “어느 정도가 적절한 수준인지를 놓고 (한·미) 양국이 굉장히 대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 장관은 ‘미국이 연 250억달러, 8년간 2000억달러 현금을 요구한 게 맞느냐’는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그런 논의가 있다”고 사실상 인정했다. 한국이 미국에 제시한 ‘감내 가능한 현금 비중’은 연 70억달러(10년 분할) 수준으로 아직 간극이 크다.

    김 장관은 의원들 질의에 ‘미국이 선투자(선불) 요구는 상당 부분 접었다’ ‘러트닉 장관과의 협의에서 농산물 분야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양국 상호 이익 부합 △프로젝트의 상업적 합리성 △한국 금융·외환시장 영향 최소화 등 대미 관세협상의 세 가지 원칙을 재차 강조하며 “마지막까지 우리 입장이 관철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골든타임’ 놓치면 협상 동력 상실 우려

    한·미 양국은 당초 APEC을 계기로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관세협상 성과를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속도전을 벌여왔다. 하지만 가장 민감한 현금 비중 문제에서 평행선을 달려 APEC을 계기로 타결될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APEC이라는 정치적 골든타임을 놓치면 정부와 우리 기업이 짊어져야 할 경제적·정치적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통상 전문가는 “한·미 정상회담이 관세협상 타결 없이 끝나고 이튿날 미·중 정상회담에서 협상이 마무리되는 게 한국에 가장 부담스러운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미국 입장에서 공급망 동맹으로서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호주와의 협상을 성공시킨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대중(對中) 협상까지 관할하는 점도 변수다. 만약 중국과도 ‘빅딜’을 성공시킨다면 우리 측 대미 협상 창구인 러트닉 장관 입지가 줄어 한국이 미국의 우선순위에서 밀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당국 관계자는 “협상은 원래 막판이 가장 어렵다”며 “(양국 정상의) 정치적 결단만 남은 단계일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김대훈/하지은 기자 daepun@hankyung.com
    김대훈 기자
    경제부 소속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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