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바지 사이 문신" 캄보디아 송환자들…수갑 채워 경찰 압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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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 범죄 피의자로 수갑 채워져 경찰 압송
포크 필요 없는 샌드위치로 기내식
포크 필요 없는 샌드위치로 기내식
이들은 범죄단지 구금 피해자면서도 한국인을 대상으로 피싱 등 범죄를 저지르며 공범 및 가해자인 이중적 상황이다. 피의자 1명당 경찰관 2명이 양쪽 팔을 붙잡고 연행했다. 단일 국가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인 이번 송환 작전에는 호송 경찰관만 190여명이 전세기에 동승했다.
국적법상 국적기 내부는 대한민국 영토여서 전세기에서 체포영장은 즉각 집행됐다. '미란다 원칙'을 고지한 뒤 수갑을 채우고 양옆에 형사들이 앉았다. 이들은 전세기에서 기내식으로 샌드위치를 먹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포크·나이프 등 날카로운 식기류가 필요 없는 음식이 제공된 것이다.
호송차 탑승은 약 35분 만에 마무리됐다. 새벽부터 대기하던 호송용 승합차 23대는 피의자들을 태우고 차례로 출발했다. 이들은 △ 충남경찰청 45명 △경기북부경찰청 15명 △대전경찰청 1명 △서울 서대문경찰서 1명 △김포경찰서 1명 △원주경찰서 1명 등으로 분산됐다. 경찰은 범죄 혐의점에 대해 수사할 예정이다.
아울러 납치·감금을 당한 뒤 범죄에 가담했는지, 불법성을 인지하고도 적극 가담했는지 등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송환 대상자들은 이른바 '웬치'로 불리는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보이스피싱이나 로맨스 스캠(사기) 등 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가운데 59명은 캄보디아 당국의 사기 단지 검거 작전 때 붙잡혔고, 나머지 5명은 스스로 신고해 범죄단지에서 구출됐다. 대부분은 한국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 신분으로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수배자도 포함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들 중 한명은 리딩방 사기 통장 명의자로 확인됐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이날 송환된 남성 1명을 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할 예정이다. 서대문서는 기존 리딩방 사기 사건 관련 진정을 접수해 수사해왔는데, 이날 송환자 중에는 이 사건에 활용된 통장 명의자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이 남성이 단순한 통장 제공자인지, 사기 조직 윗선과도 접점이 있는 적극적 가담자인지 등을 규명하는 한편, 그가 겪었을 수 있는 감금·납치 등 피해 사실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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