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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아침에 1.5억 잃었다"…캄보디아 64명 송환 소식에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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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환자 상당수 하부 조직원 추정
    범죄수익은 '윗선'으로

    요원한 피해 회복
    "범죄단체 관련 기업 추징·몰수해야"
    캄보디아 온라인 사기에 가담해 구금된 한국인들이 17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 위치한 이민청에서 한국 송환 전세기 탑승을 위해 테초국제공항으로 이동하는 버스에 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캄보디아 온라인 사기에 가담해 구금된 한국인들이 17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 위치한 이민청에서 한국 송환 전세기 탑승을 위해 테초국제공항으로 이동하는 버스에 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스캠 등 범죄에 가담했다가 구금된 한국인 64명이 전세기를 타고 18일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다만 피해자들은 "기쁜 소식이 아니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이 국내 수사망에 들어오더라도 피해 비용을 회복하는 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다 규모 해외 범죄자 송환


    캄보디아에서 범죄에 가담했다가 이민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64명은 18일 오전 전세기를 타고 국내로 송환됐다. 이들을 태운 대한항공 KE9690편은 이날 오전 8시 35분께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테초 국제공항에서 이륙한 지 5시간 20분 만이다.

    송환 대상자들은 전세기에 타자마자 기내에서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적법상 국적기 내부도 대한민국 영토여서 체포 영장을 집행할 수 있다. 64명 모두 전세기에서 내리자마자 피의자 신분으로 관할 경찰관서로 압송돼 범죄 혐의점을 수사받는다. 이들을 호송할 경찰관 190여명도 전세기에 동승했다. 현지 범죄단지 구금 피해자이면서도 한국인 대상 피싱 범죄를 저지르며 공범 및 가해자인 이중적 상황이 고려됐다.

    이들은 현지 경찰의 범죄단지 단속을 통해 적발됐다. 이번 송환 대상자들은 이른바 '웬치'로 불리는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보이스피싱이나 로맨스 스캠(사기) 등 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가운데 59명은 캄보디아 당국의 사기 단지 검거 작전 때 붙잡혔고, 나머지 5명은 스스로 신고해 범죄 단지에서 구출됐다.

    대부분은 한국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 신분으로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수배자도 포함됐다. 이날 송환되는 64명은 최근까지 캄보디아 이민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전원이며 당초 캄보디아 국가경찰청이 밝힌 59명보다는 5명 늘었다.

    피해자 "이들에 속아 대출... 매달 380만원씩 갚아" 분노

    다만 피해자들은 송환 소식에 분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캄보디아 범죄 조직의 ‘부업 사기’에 당해 1억4800만원을 잃은 A씨(48)는 "이들 때문에 수백, 수천 명이 파산했는데 송환 소식이 기쁜가"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그는 "물건을 대신 구매해 보내면 보수를 준다는 말에 속아 대출까지 받았다"며 "매달 380만원씩 개인회생금을 갚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남부지법에서는 이 조직의 팀장격인 B씨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범죄단체가입 및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그는 이달 1일 검찰로부터 징역 40년을 구형받았다. 피해액은 155억5000만원에 달한다. 피해자만 359명이다. 재판에서는 “피고인이 변제할 재산이 없다”는 진술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피해자 C씨(35)도 “법정에서 판사가 ‘피해자들이 가져갈 돈이 있겠느냐’고 묻자 검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답했다”며 “팀장 역할을 했는데 돈이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일각에서는 주범이 잡히지 않아 피해자 배상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며 범죄수익 대부분이 중국계 조직으로 흘러가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영국이 캄보디아 ‘프린스 그룹’을 제재한 것처럼 우리 정부도 관련 기업과 단체의 자금 흐름을 추적해 실질적인 피해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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