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긴급출동 늦어질라…경찰, 전기 순찰차 도입 속도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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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소 갖춘 곳 드물어
전기차 로드맵 용역
구매비중 조정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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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경찰청에 따르면 한국생산성본부는 경찰청 의뢰를 받아 ‘경찰차량 정수 기준 및 친환경차량 총정수 로드맵’ 연구용역을 수행하고 있다. 경찰이 운용하는 차량의 종류와 규모의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 작업이다. 결과 보고서는 다음달 말 경찰청에 보고된다. 경찰은 이 용역 결과를 토대로 적정한 차량 대수와 경찰 차량의 전기·하이브리드·수소차 비중을 결정할 방침이다.
112 순찰차 가운데 전기차 비중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정부가 공공기관의 친환경차 의무 구매 비율을 100%로 확대한 2021년 아이오닉 5를 시작으로 매년 200~300대의 전기 순찰차를 도입했다. 정부가 긴급출동 차량은 의무 구매 대상에서 제외했으나 당시 정책 기조에 적극 부응하기 위해서였다. 순찰차 중 전기차 비중은 올해 6월 말 기준 7.1%(317대)로 높아졌다. 이 추세대로면 전기차 비중은 2030년 30%대로 상승할 전망이다.
이 같은 속도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기동성이 중시되는 순찰차 특성상 장시간 충전해야 하는 전기차를 무턱대고 늘릴 순 없어서다. 서울의 한 자치구 면적을 지구대·파출소 한 곳이 관할해야 하는 지방에서는 전기 순찰차 보급에 따른 기동성 저하가 큰 편이다. 먼 거리를 오가면 충전을 자주 해야 하는 탓에 출동이 지연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충전 인프라를 비롯한 시설 설치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 지구대·파출소 한 곳의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 비용은 4000만~5000만원에 달한다. 청사 내에 충전시설을 두지 않고 인근 공공기관 시설을 이용하면 긴급 출동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기 어렵다.
이번 용역 결과에 따라 긴급 출동 차량의 전기차 구매 비율이 정해지면 다른 정부 기관과 지방자치단체도 대체로 이를 준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소방청이나 해양경찰청 등 긴급 출동 차량을 보유한 다른 공공기관도 전기차 목표치를 결정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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