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의 조언…"한국, 관세 문제서 美 대체할 나라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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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하윗 브라운대 교수 2025년 노벨상 수상
13일 "관세로 시장 줄면 혁신 유인 약해져"
"고령화는 외부 개방으로 대비해야"
13일 "관세로 시장 줄면 혁신 유인 약해져"
"고령화는 외부 개방으로 대비해야"
‘고령화 대비를 위해 외부 연구인력과 기술인재 등에 한국을 개방할 것’
13일(현지시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발표된 피터 하윗 미국 브라운대 교수는 이날 열린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제시한 한국 경제에 대한 해법이다.
하윗 교수는 조엘 모키어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필리프 아기옹 프랑스 콜레주 드 프랑스 교수와 공동 수상했다. 특히 하윗 교수는 아기용 교수와 함께 ‘창조적 파괴를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 이론’을 소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들은 1992년 공동으로 발표한 논문에서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가 제시한 ‘창조적 파괴’를 수학적으로 정립했다.
하윗 교수는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 경제와 관련한 여러 가지 조언을 들려줬다. 그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한국을 대응책을 묻자 “특정 파트너가 교역을 후퇴시키면 다른 파트너를 찾아 시장을 유지해야 한다”며 “시장이 좁아지면 R&D의 수익 기대가 줄어 혁신 유인이 약해진다”고 답했다.
그는 치열하게 다른 교역국을 찾아야 하는 이유로 “국제무역 자체가 기술이전의 중요한 경로”라며 “세계와 많이 교역할수록 성공이 입증된 기술을 더 빨리, 더 많이 학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 혁신을 이어받을 통로를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국의 고령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하윗 교수는 “혁신은 대체로 젊은 층에서 더 쉽게 나온다”며 “고령화는 일반적으로 혁신에 우호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방성 유지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하윗 교수는 “혁신이 반드시 자국 내부에서만 나오진 않는다”며 “학계·산업을 통한 국경 간 아이디어 흐름을 막지 않는 개방성이 관건이다”고 밝혔다. 대학·연구소 협력을 비롯해 △글로벌 R&D 네트워크 △이민·연구비자 등을 넓혀 내부 인구구조의 제약을 ‘외부 지식 유입’으로 보완하라는 제언이다.
최근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한국 경제가 혁신하기 위해선 강력한 반독점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존 기업들이 새로운 기업이나 혁신가들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막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윗 교수는 “미국의 경우 최근 몇 년 동안 너무 많은 독점적 권력을 규제 없이 허용해왔다고 생각한다”며 “그 결과로 여러 산업 분야에서 혁신과 경제성장에 다소 억제 효과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하윗 교수는 이부분에서 특히 자신의 연구한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와의 다른점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슘페터가 처음 ‘창조적 파괴’에 대해 썼을 때, 기업들이 독점적 지위를 얻게 될 것이라는 기대하는 게 혁신의 동기가 된다고 주장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하윗 교수와 아기옹 교수가 만든 모델은 시장 독점이 경쟁 회피 효과를 가져온다고 봤다. 그는 “경쟁이 치열할 수록 선도기업은 앞서기 위해 더 많이 혁신하지만 반대로 경쟁을 억누르는 편이 더 쉽다면 기업은 그 길을 택한다”고 말했다.
하윗 교수는 “그래서 강력한 반독점 정책과 경쟁정책이 필요하다”며 “그것이 시장 리더들에게 계속해서 혁신을 이어가게 만드는 유인을 주며 한국처럼 이미 매우 성공한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고 강조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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