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보다 30% 저렴한 中 서빙로봇…'재고 밀어내기' 잡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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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 평정한 중국
유통업체 활용해 시장 잠식
월 25만~30만원 대여 서비스
유통업체 활용해 시장 잠식
월 25만~30만원 대여 서비스
중국 서비스 로봇은 이미 한국 식당가를 평정했다. 중국의 보조금 덕분에 한국산보다 가격이 30%가량 저렴해서다. 중국 서비스 로봇업체들이 국내 유통업체에 독점 판매권을 주는 대가로 재고 밀어내기에 나섰다는 얘기도 나온다.
9일 로봇업계와 한국AI·로봇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에 보급된 식당용 서비스 로봇 1만6000~1만7000대 중 60%가량인 1만 대가 중국산으로 추산된다. 최근 국내 한 대기업이 중국산 로봇 판매를 맡으면서 지난해 50%로 떨어진 국내 시장점유율이 올해 60% 안팎으로 올라선 것으로 알려졌다.
키논로보틱스, 푸두로보틱스, 오리온스타 등 중국 간판 서비스 로봇업체는 배달의민족에서 분사한 비로보틱스, 로봇 중간 판매 전문 브이디컴퍼니 등 유통기업을 활용해 국내 시장에 침투했다. 이들의 무기는 국내 업체보다 30% 정도 저렴한 가격이다. 대당 월 25만~30만원을 받고 식당에 빌려주는 국내 유통기업도 저렴한 중국산을 쓰는 게 유리하다.
서비스 로봇 관련 시장에 뛰어든 국내 중소·벤처기업이 앞다퉈 중국 로봇 제조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은 점 또한 중국산 서비스 로봇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 가격, 개발·공급 속도, 로봇 부품 생태계 등을 감안할 때 중국만 한 파트너를 찾기 어렵다고 국내 중소·벤처기업 관계자는 설명했다.
중국 로봇기업의 시장 지배력이 커지자 잡음이 나오고 있다. 국내 서비스 로봇 유통업계에선 “중국 로봇기업에 애프터서비스(AS)를 요청하면 신제품으로 교체를 권한다” “로봇의 소프트웨어(SW) 업그레이드가 원활하지 않다”는 등 불만이 제기된다.
최근엔 중국 서비스 로봇기업 P사와 국내 유통회사 V사 간 물량 밀어내기 갈등도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P사가 V사에 매년 갱신하는 ‘국내 독점 판매권’ 계약을 무기로 500대 규모 로봇 재고를 넘겼는데, V사가 이를 처리하지 못해 재무 위기에 내몰려서다. 중국 서비스 로봇업체가 독점 유통사를 바꾸기 위해 공급가를 과도하게 인상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비로보틱스, 브이디컴퍼니가 최근 구조조정에 나선 것도 높아진 중국 의존도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있다.
한국이 겪고 있는 문제는 2~3년 전 일본에서도 불거졌다. 2020~2023년 일본 서비스 로봇 유통 1위 소프트뱅크는 판매 로봇의 70% 이상을 중국산으로 채웠다. 고장, 화재, 원활하지 않은 AS 문제가 발생해 운영 비용이 불어났다.
황정수/황정환 기자 hjs@hankyung.com
9일 로봇업계와 한국AI·로봇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에 보급된 식당용 서비스 로봇 1만6000~1만7000대 중 60%가량인 1만 대가 중국산으로 추산된다. 최근 국내 한 대기업이 중국산 로봇 판매를 맡으면서 지난해 50%로 떨어진 국내 시장점유율이 올해 60% 안팎으로 올라선 것으로 알려졌다.
키논로보틱스, 푸두로보틱스, 오리온스타 등 중국 간판 서비스 로봇업체는 배달의민족에서 분사한 비로보틱스, 로봇 중간 판매 전문 브이디컴퍼니 등 유통기업을 활용해 국내 시장에 침투했다. 이들의 무기는 국내 업체보다 30% 정도 저렴한 가격이다. 대당 월 25만~30만원을 받고 식당에 빌려주는 국내 유통기업도 저렴한 중국산을 쓰는 게 유리하다.
서비스 로봇 관련 시장에 뛰어든 국내 중소·벤처기업이 앞다퉈 중국 로봇 제조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은 점 또한 중국산 서비스 로봇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 가격, 개발·공급 속도, 로봇 부품 생태계 등을 감안할 때 중국만 한 파트너를 찾기 어렵다고 국내 중소·벤처기업 관계자는 설명했다.
중국 로봇기업의 시장 지배력이 커지자 잡음이 나오고 있다. 국내 서비스 로봇 유통업계에선 “중국 로봇기업에 애프터서비스(AS)를 요청하면 신제품으로 교체를 권한다” “로봇의 소프트웨어(SW) 업그레이드가 원활하지 않다”는 등 불만이 제기된다.
최근엔 중국 서비스 로봇기업 P사와 국내 유통회사 V사 간 물량 밀어내기 갈등도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P사가 V사에 매년 갱신하는 ‘국내 독점 판매권’ 계약을 무기로 500대 규모 로봇 재고를 넘겼는데, V사가 이를 처리하지 못해 재무 위기에 내몰려서다. 중국 서비스 로봇업체가 독점 유통사를 바꾸기 위해 공급가를 과도하게 인상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비로보틱스, 브이디컴퍼니가 최근 구조조정에 나선 것도 높아진 중국 의존도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있다.
한국이 겪고 있는 문제는 2~3년 전 일본에서도 불거졌다. 2020~2023년 일본 서비스 로봇 유통 1위 소프트뱅크는 판매 로봇의 70% 이상을 중국산으로 채웠다. 고장, 화재, 원활하지 않은 AS 문제가 발생해 운영 비용이 불어났다.
황정수/황정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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