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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佛 국채의 굴욕…재정파탄 났던 PIGS보다 금리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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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정 악화·신용 강등 후폭풍

    국채금리 1년새 0.6%P 상승
    스페인·포르투갈·그리스 추월
    LVMH 등 회사채도 웃돌아
    "佛, 이젠 안전한 투자처 아냐"
    정국 불안에 따른 재정 건전성 우려가 확산하자 프랑스 국채 금리가 프랑스 주요 민간 기업에서 발행한 회사채 금리보다 높아지는 이례적 현상이 발생했다. 정부의 차입 비용이 민간 기업보다 많아졌다는 뜻이다. 재정 위기를 겪어 한때 ‘피그스’(PIGS)로 불린 유럽 국가들 국채가 프랑스 국채보다 안전한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佛 국채의 굴욕…재정파탄 났던 PIGS보다 금리 높아
    1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골드만삭스가 분석한 결과 최근 로레알, 에어버스, AXA 등 10개 프랑스 기업에서 발행한 채권 금리가 비슷한 만기의 프랑스 국채 금리를 밑돌고 있다. 이는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프랑스 화장품 기업 로레알의 2031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이날 기준으로 연 2.83%를 나타냈다. 만기 시기가 같은 프랑스 국채 금리는 연 2.93%로 0.1%포인트 높다. 방산업체 에어버스의 2031년 만기 회사채와도 같은 금리 차이를 나타냈다.

    금융업체 AXA와 명품 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203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각각 연 3.09%, 연 3.13%다. 만기가 비슷한 프랑스 국채 금리(연 3.17%)보다 낮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전체로 보면 80개 이상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 금리가 프랑스 국채 금리를 밑돈다.

    프랑스보다 국가신용등급이 낮은 PIGS(포르투갈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와 비교해도 프랑스 국채 가격은 싸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 기준으로 그리스 국가신용등급(BBB-)은 프랑스(A+)보다 여섯 단계 아래다. 하지만 지난 12일 기준으로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프랑스(연 3.502%)보다 그리스(연 3.399%)가 낮았다. 투자자들이 프랑스 국채에 더 많은 위험 수수료(0.1%포인트)를 요구하고 있다는 뜻이다. 프랑스와 아일랜드(연 2.963%) 간 국채 금리 차이는 0.539%포인트에 달했다. 프랑스 국채 금리는 1년 전 동기(9월 13일·연 2.840%)보다 0.6%포인트 이상 올랐다.

    프랑스 채권 금리가 급등한 배경은 정국 혼란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2기 행정부 들어 2년도 되지 않은 기간에 총리를 다섯 번이나 교체했다. 정국 혼란은 정부가 추진한 재정 긴축 정책 갈등에서 비롯됐다. 2023년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 사임 이후 가브리엘 아탈, 미셸 바르니에, 프랑수아 바이루까지 모두 예산·재정정책 갈등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프랑스 국가부채는 지난해 기준 3조3000억유로(약 5351조원)였다. 프랑스 국내총생산(GDP) 대비 113% 수준이다. 유로존에서 그리스와 이탈리아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각종 복지지출 확대가 국가부채 증가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야당과 일부 국민은 재정 개혁을 위한 예산안 통과에 강하게 반대했다.

    이런 시장 흐름을 반영해 피치는 12일 프랑스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피치는 “향후 몇 년간 국가부채 안정화를 위한 명확한 시야가 없는 상태”라며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2024년 113.2%에서 2027년 121%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용등급 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스위스 은행 J사프라사라신의 카르스텐 유니우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프랑스 국채가 회사채와 같은 수준에서 거래된다는 것은 더는 무위험 자산이 아니라는 신호”라며 “신흥시장 채권처럼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김주완 기자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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