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도 "소름 돋았다"…조여정·정성일의 연기 차력쇼 '살인자 리포트'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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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의 조여정과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의 정성일이 밀실에서 펼치는 압도적인 연기 대결이 스크린 위에 놓인다. 조영준 감독의 영화 '살인자 리포트' 이야기다.
영화는 특종에 목마른 베테랑 기자 선주(조여정)에게 정신과 의사 영훈(정성일)이 전화를 걸어 자신이 11명을 살해했다고 고백하며 "인터뷰에 응하면 다음 피해자를 무사히 돌려보내 주겠다"고 제안하면서 시작된다. 호텔 스위트룸에서 마주 앉은 두 사람의 인터뷰는 시간이 지날수록 질문자와 응답자의 경계가 흐려지고, 대화는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는 "스위트룸 세트 안에서 단 몇 시간 안에 벌어지는 일을 밀도 있게 집중해서 해야 했다"며 "영화를 다시 보니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세트 밖에서는 감독님을 필두로 각자의 고민은 치열했지만 함께 있을 때는 유쾌하게, 네 남매처럼 뭉쳐 영화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또 "영화를 보다 보면 어느 순간 관객도 '내가 저 스위트룸에 앉아 인터뷰를 지켜보고 있다'는 체험하셨으면 한다"며 "극장에서 볼 때는 집에서보다 훨씬 더 잡념 없이 영화에 집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기회였다. '전, 란'이 됐건 '트리거'가 됐건 제 안의 여러 모습을 펼칠 수 있었다"며 "'살인자 리포트'가 잘돼 또 대표작이 되면 좋겠다. 모든 작품이 잘 될 순 없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가 하나도 없는 작품"이라고 힘주어 말했다.조영준 감독은 작품 기획 당시를 떠올리며 "주변에 영화에 대해 이야기 했을 때 다들 미쳤냐고 했다"며 "저는 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배우들을 가둬놓고 할 수 있는 걸 뽑아내면 기존에 보지 못했던 이야기를 구상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공간의 이동도 없고 인물도 다양하지않아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반대로 한가지에만 몰입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조여정은 정성일의 리드 덕에 쉽게 인물의 변화를 따라갈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대사가 너무 많아 피하고 싶었고 겁이 났다"며 "초반 기 싸움이 힘들었지만, 이후로는 정성일을 보며 따라갔다. 정성일이 리드를 잘해 많이 의지했다"고 말했다.
정성일은 "매 순간 감탄했다"고 소감을 전하며 "대사량이 정말 죽이고 싶을 정도였다. 맨정신으로 두 사람에게 이만큼의 대사를 준 것인가 싶었다. 결국 통으로 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끝까지 계산할 수 있었던 것은 현장에서 받은 걸 후에 돌려주다 보니 가능했던 것이다. 저는 조여정에게 묻어갔다"고 덧붙였다.
조 감독은 조여정, 정성일의 연기를 전적으로 믿었다고 했다. 그는 "예를 들어 12신을 찍는데 두 배우가 멈추지 않고 13신까지 쭉 하더라. 그래서 카메라도 계속 돌아갔고 어디까지 가나 보자 했는데 15신까지 했던 것이 있다"고 떠올렸다.
이어 "감독은 왜 계속 찍고, 배우들은 왜 다 외우고 있으며 이건 어디까지 어떻게 끝나는 거냐고 했다더라. 배우들에게 '다 외웠냐'고 물었더니 긍정하길래 소름이 돋았다"고 덧붙였다.
조 감독은 "대한민국서 이 영화를 제일 많이 본 사람으로서 편집실, 녹음실 등에서 수없이 봤지만, 극장에서 봤을 때와 체감도가 완전히 달랐다"며 "영화 꼰대 같은 생각일 수 있겠지만 극장의 집중도는 차원이 다르다"고 관객들이 극장을 찾아 주길 바랐다.
'살인자 리포트'는 오는 9월 5일 개봉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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