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바다…죽방멸치 안잡히고 그물엔 온통 해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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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온 1982년 관측 이래 최고
27개 해역 고수온 특보
북태평양 고기압 해상에 위치
구로시오 난류, 제주 거쳐 동해로
한반도 해역 6월부터 '바다 폭염'
양식장 집단 폐사 위기에
우럭 등 610만마리 긴급방류
27개 해역 고수온 특보
북태평양 고기압 해상에 위치
구로시오 난류, 제주 거쳐 동해로
한반도 해역 6월부터 '바다 폭염'
양식장 집단 폐사 위기에
우럭 등 610만마리 긴급방류
◇1982년 이후 가장 높은 해수온
바다 표면이 뜨거워지면서 해양 열파 현상이 지속됐다. 해양 열파란 해수면 온도가 과거 30년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수일간 지속하는 바다 폭염 현상을 말한다. 동아시아 해역에서는 올해 6월 8일부터 7월 말까지 54일간 ‘심함’ 등급의 해양 열파가 발생했다. 해양 열파 등급은 보통, 강함, 심함, 극심함 등 네 단계로 분류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연안 37개 해역 가운데 27개 해역에 고수온 특보를 발령했다.
한반도 인근 해역이 뜨거워지는 것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해상에 자리 잡아 일조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무더위에 바다가 열을 품으면서 온도가 상승한 것이다. 올해 6~7월 폭염 일수는 18일로 평년(3.7일) 대비 4.8배 급증했다. 게다가 열대 지방에서 올라오는 난류인 구로시오 해류가 제주도를 거쳐 동해로 밀려들어 한반도 연안의 온도를 높였다.
◇610만 마리 긴급 방류…조업 난항
양식 어종의 피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우럭은 견디기 어려운 한계 수온에 가까워져 대량 폐사 위기를 겪고 있다. 어민들은 대규모 집단 폐사를 막기 위해 우럭을 양식장에서 바다로 긴급 방류하는 실정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우럭 쥐치 등 어류 610만 마리가 긴급 방류됐다. 2018~2024년 방류량(130만 마리)의 4.7배에 달한다.
죽방멸치 등 고급 상품 어획량도 줄어들고 있다. 죽방멸치는 남해안에서 대나무 발로 만든 죽방렴에 걸려 잡히는 멸치로 손상이 적어 판매 단가가 높다. 하지만 올해는 해수온 상승으로 멸치에 기름기가 돌아 기름치로 불리는 최하품이 많이 잡힌다. 44년째 죽방렴 방식으로 멸치를 잡는 김모씨(73)는 “7월부터 본격적으로 잡아야 하는데 수온이 높아 멸치어군이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며 “수온 탓에 상품성이 떨어지는 멸치만 잡혀 걱정이 크다”고 했다.
고수온 피해는 다음달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경남 지역에서는 양식어류 2460만 마리와 멍게·전복이 대량 폐사해 역대 최대 규모인 660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응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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