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원폭' 잘 몰랐던 사실…"피해자 20%가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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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BBC는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떨어진 폭탄으로 인한 참상은 지난 80년 동안 제대로 기록됐다. 그러나 직접 피해자의 20%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인류 최초로 원자폭탄 '리틀보이'를 실전 투하하던 1945년 8월 6일 당시 히로시마의 인구 42만명 중 한국인은 14만 명에 달했다.
일제에 강제노역 노동자로 끌려갔거나 '하루 세끼를 다 먹고, 애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이주를 결심한 경우 등이 대부분이었다.
한국원폭피해자협회에 따르면 이 중 7만명이 원폭 피해를 보았다.
BBC는 한국인 원폭 피해자가 다수 거주해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는 경남 합천을 찾아 피해자의 증언도 전했다.
리틀보이 투하 당시 히로시마에 있었다는 88세 이정순 할머니는 BBC에 "아버지가 출근하던 중이었는데, 갑자기 돌아서더니 즉시 피신하라고 했다"면서 "거리에 시신이 가득했다. 나는 너무 충격받아 그저 계속 울었던 기억만 난다"고 말했다.
BBC는 이씨가 당시 겪은 충격은 시간이 가면서 점차 사라졌지만, 고통은 전혀 사라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씨가 피부암, 파킨슨병, 협심증 등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BBC는 또 원폭 피해가 본인의 고통만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BBC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원폭 피해의 고통이 대물림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씨의 아들도 신부전을 진단받고 이식 대기자 명단에 올라 있고, 또 다른 2세대 생존자인 한정순씨는 대퇴골 괴사로 걸음이 불편한 상황에, 한씨의 아들도 뇌성마비 장애인이라고 BBC는 전했다.
한국 원폭 피해자협회는 한국인 원폭 피해자의 치명률이 57.1%로 전체 피해자 치명률(33.7%)을 훌쩍 뛰어넘는다고 밝혔다.
원폭 투하 직후 히로시마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식민지 출신의 한국인들이 위험한 작업에 대거 투입된 탓에 피해가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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