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무덤 된 프랜차이즈?…쌓여가는 F&B 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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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나라치킨공주, 다시 매물로…예상 인수자 태핑
버거킹·KFC 등 1세대 프랜차이즈도 새 주인 찾는 중
경기 악화 및 각종 규제 리스크로 인수 부담 커져
버거킹·KFC 등 1세대 프랜차이즈도 새 주인 찾는 중
경기 악화 및 각종 규제 리스크로 인수 부담 커져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회사는 매각 의사가 있지만 인수자를 찾지못하고 있는 F&B 매물이 상당하다. 피자나라치킨공주를 운영하는 리치빔은 작년 말부터 다시 원매자를 찾고있다. 리치빔은 주관사를 정하지 않은 채 최근 복수의 PEF에 티저를 보내며 매각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치빔은 지난해 9월 SG PE와 M&A 협상을 했지만 최종 불발되면서 다시 매물로 나왔다. F&B 프랜차이즈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도 한층 위축된 상황인만큼 딜 성사에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1990~2000년대 전성기를 구사한 1세대 프랜차이즈들도 새 주인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PEF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갖고 있는 있는 버거킹의 경우 2021년 매각이 무산된 이후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버거킹을 이미 ‘상시 매물’로 보는 분위기다. 오케스트라PE가 KG그룹으로부터 인수한 치킨 프랜차이즈 KFC도 매각을 진행 중이다. 작년 말부터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한국피자헛도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새 주인을 찾고 있다.
F&B 업계에서 매각에 성공한 사례는 없는 건 아니다. 대표적인 게 노랑통닭이다. 노랑통닭은 싱가포르 외식 기업 졸리비에 매각하며 선방했다. 해외 시장에서 K푸드의 열풍이 이어지는 상황인만큼 시의적절했다는 평가다. ‘1인 피자’ 브랜드 고피자 역시 이런 맥락에서 해외 시장 집중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다음 투자 라운드도 해외 투자자를 중심으로 물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인도 등 해외 매장 확대를 통해 흑자 전환을 이루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국내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해외 시장에서 딜이 성사되는 경우가 있지만 이마저도 장기적인 해법이 되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국내 외식 소비 경기가 꺾인 데다, 글로벌 K푸드 열풍 역시 언제까지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려운 만큼 해외 시장만 믿고 뛰어들기엔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해외 진출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는 있지만, 그마저도 F&B는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만큼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본코리아 사태에서 비롯된 정치권의 규제 움직임은 SI, 특히 대기업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프랜차이즈 본사의 비용 분담 의무와 경영 간섭 금지를 골자로 하는 가맹점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국민의힘도 ‘백종원 방지법(가맹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두 발의안 모두 프랜차이즈 사업의 진입장벽을 높이고, 가맹점주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기업을 일정 규모 이상으로 키우게 되면, 엑시트 시점에 대기업 등 전략적 투자자(SI)를 인수 후보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최근 대기업들이 외식소비 약화, 가맹사업 규제 등으로 프랜차이즈 인수에 더욱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보니 투자 전부터 엑시트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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