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 "그림 감정가 2000만원?"…화가로 변신한 '깜짝 근황' [본캐부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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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본캐와 부캐를 동시에 만나는 시간
신화 이민우, 화가로 깜짝 변신한 이유
"그림 그릴 땐 고통이 없다"
데뷔 27년, 아이돌의 아이돌 신화
안무에 작사·작곡, 예능과 연기
다재다능함의 아이콘 이민우, 첫 개인전
신화 이민우, 화가로 깜짝 변신한 이유
"그림 그릴 땐 고통이 없다"
데뷔 27년, 아이돌의 아이돌 신화
안무에 작사·작곡, 예능과 연기
다재다능함의 아이콘 이민우, 첫 개인전
"28년 동안 활동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힘든 시간도 있었죠. 그땐 다른 생각을 하게 돼요. '기술을 배울까?' '장사를 해야 하나?' 그런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 예술이거든요. 그림이 예술을 계속할 수 있게 해줬어요. 그림을 그리면서 '이렇게 또 뭔가에 미쳐있구나' 싶고, 강한 희열감을 느껴요. '아, 나 예술을 하려고 태어났구나' 이런 생각도 들고요.(웃음)"
이민우는 고교 시절, 댄스 경연대회에 입상하며 SM엔터테인먼트에 캐스팅됐다. 이후 신화의 안무를 직접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뿐만 아니라 빼어난 작사, 작곡까지 실력으로 신화는 물론 후배들의 앨범까지 참여했다. 쥬얼리의 대표곡 '원 모어 타임', '슈팅스타'는 그가 작사한 노래로 유명하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연극 '레미제라블'로 무대에 오르기도 했지만, 이미 그는 2004년 MBC '논스톱5', 영화 '원탁의 천사' 등을 통해 연기를 선보인 원조 '연기돌'이기도 하다.
다재다능함의 대명사인 이민우가 지난 21일부터 서울 강남구 청담동 스페이스776에서 개인전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2월 미국 뉴욕에서 솔비(본명 권지안), 배우 고준, 영화감독 심형준, 가수 정기고 등 대중문화예술인 12인으로 구성된 예술 그룹 '고고살롱' 멤버들과 함께한 전시회에 참여하긴 했지만, 개인전은 처음이다. 그는 개인전을 3년 전부터 준비했고, 특히 뉴욕 전시회 이후 "눈 떠서 개인적으로 꼭 해야 하는 일을 보고, 운동하는 시간 외엔 계속 그림만 그렸다"며 "정오에 캔버스 앞에 서서 10시간 이상씩 서 있다가 자정에 작업을 마무리하고 들어갔다"면서 치열했던 지난 시간을 떠올렸다.
이후 이민우의 커리어는 알려진 대로다. 전주예고에서 댄스팀을 만들어 활동하며 전국의 댄스 경연대회를 휩쓸었고, 데뷔 후 지금까지 신화로 활동하는 것. 하지만 몇몇 친한 지인들에게 그림에 대한 관심을 털어놓았고, 그렇게 '고고살롱'이라는 모임도 만들어지게 됐다는 설명이다.
"처음엔 술자리에서 지나가는 말로 한 줄 알았는데, 다음날 화구를 산다고 나오라고 하더라고요.(웃음) 그렇게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마음속에서 움직이고 있었지만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가만히 뒀던 일이 우당탕탕하며 '팡'하고 시작돼 오늘날까지 온 거죠. 다행히 고고살롱엔 전문 작가님이 계세요. 기본적인 툴과 재료의 성질 등을 배우고, 드로잉부터 시작해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계속 그리다 보니 노력이 가져다주는 뭔가가 생기더라고요. '아, 이런 성질이구나', '이런 밀도구나' 이런 것들이요."
이전에도 춤으로, 노래로 다양한 생각과 감정을 표현해왔던 이민우다.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과 이전의 작업이 어떻게 다른지 묻자 "그림을 그릴 땐 고통이 없다"며 "지금은 마냥 재밌고, 좋다"면서 특유의 눈웃음을 보여줬다. "음악이 주는 희열도 있지만, 작업을 할 때 받는 고통이 어마어마했다"고 털어놓은 그는, 정해진 마디, 음표와 시간으로 한정된 영역에서 표현해야 하는 노래와 달리 "제약이 없다"는 게 그림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았다.
"그림을 그리며 28년간 활동하며 화려한 삶에 지친 나를 치료해 준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행복한 순간도 많았지만 결국 나 스스로 '고군분투했다' 싶었죠. 이런 감정을 쏟아부었어요. 내가 놓고 있던, 순수했던 시절의 영역표현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돼 정말 고마워요. 그래서 이렇게 계속 그림을 그릴 수 있나 봐요. 여기에 있는 주제들은 다 제가 있던 어떠한 순간들을 표현한 거예요. 그 배경이 있어서 이만큼 올 수 있었던 거죠."
그림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 순간들도 이민우는 그 자체로 받아들였다. "작업을 할 땐 그림과 대화를 나누는 것 같다"며 "그림이 '나 무슨 색으로 칠해줘' 하는 메시지를 던지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림이 메시지를 던지지 않을 땐 "마냥 기다렸다"면서 "하루 만에 완성한 그림도 있지만, 몇 달에 걸쳐 그린 것도 있다"고 소개했다.
"작사, 편곡할 때에도 몇시간, 며칠을 잡아도 안 나올 때가 있어요. 그때 제가 하는 말이 있어요. '오늘은 네가 이겼다'고요.(웃음) 그림도 똑같아요. 한번 풀리면 술술 풀리고, 아닐 땐 아니고. 크기랑은 상관없어요. 여기에서 제일 큰 10m가 넘은 건 하루 만에 그렸어요. 전시회를 3일 남겨 놓고 그려지더라고요. 그런데 가장 애먹인 그림은 엎고, 엎고, 또 엎고 다시 색칠했어요. '그냥 빈 캔버스에 다시 해볼까' 했던 찰나에, 확 바꾸니까 달라지더라고요."
"이번은 첫 개인전이고, 앞으로 몇번의 개인전이 있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의 세계관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단순히 무대에서 그림을 그리는 퍼포먼스가 아니라, 향부터 시작해서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뭔가를 주제에 맞춰 진행한다면 재밌을 거 같아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감정가가 70만원에서 2000만원까지 나온 것에 대해서도 "예능 프로그램이라 맞장구를 친 부분은 있지만, 개인적으로 전 '제 그림을 팔지 말아달라'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상업적으로 유명한 작가가 되겠다는 목표로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니다"며 "가수 생활의 에너지가 떨어져 가는 느낌을 받던 저를 살려주는 매개체가 그림이었다. 생명을 불어넣어 준다"면서 의미를 전했다.
"저에게 그림을 소개해준 분이 그러더라고요. '너에게 평생 직업을 준 거 같아 뿌듯하다'고요. 제가 좋아하는 걸 할 수 있다는 게 전 지금 가장 행복해요. 너무 심오하게 가고 싶진 않아요. 그러면 제가 지배될 거 같아서. 저를 지키면서 파악하며 그리고 싶을 때 그리고 싶어요. 나이에 상관없이."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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