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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희롱 징계'에 앙심 품은 호텔조리사…'허위민원' 넣더니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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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습생 성희롱 등으로 징계 받게 된 호텔 조리사
    ‘뷔페 한우 육회에 수입산 섞었다’ 허위 신고
    국민신문고, 방송에 제보하고 검찰서도 허위 진술
    진술 거짓 추궁 당하자 "음식물 재사용" 추가 거짓말
    결국 무고, 업무방해, 명예훼손으로 기소
    법원 "허위 민원 100건...무고 고의 있어" 징역 2년 선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불성실한 근무 태도와 성희롱 등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받게 되자 앙갚음 하기 위해 호텔과 동료들을 상대로 온갖 허위신고를 일삼은 전 호텔 주방장이 결국 무고죄와 업무방해죄 등으로 실형을 선고 받았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방법원은 지난 3일 자신이 근무했던 호텔 뷔페 식당을 상대로 반복적인 허위 신고와 무고를 일삼은 전직 한식 조리사 A씨(41세)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A씨는 대구 북구 소재 S호텔 뷔페에서 조리사로 근무 중 업무 태도 문제와 여성 실습생 성희롱 논란 등으로 퇴사 권고를 받고 징계 절차에 회부됐다. 이에 앙심을 품은 A씨는 2024년 8월 ‘S호텔 뷔페 한식 파트에서 수입산 소고기를 한우 1등급으로 속여 판다’는 글과 사진을 국민신문고에 올렸다.

    이로 인해 9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조사를 받게 되자 A씨는 “호텔 한식 파트장이 국내산 한우로 만들어야 하는 육회에 고의적으로 호주산 소고기를 넣었고, 파트장이 직접 육회를 섞거나 직원들에게 섞으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파트장은 원산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A씨는 대구지검에서도 세 차례에 걸쳐 같은 내용의 진술을 반복했다.

    같은 달 A씨는 같은 내용의 글을 작성해 대구 모 방송국에 제보했고 이 방송사는 “1등급 한우 육회라던 호텔 뷔페 호주산과 섞었다”는 등의 보도를 내보냈다. 실제로는 호텔측이 수입산을 섞은 적은 없었으며 파트장이 수입산 혼합을 지시한 사실도 전혀 없었다.

    A씨는 반성은 커녕 같은 해 12월 ‘총주방장이 볼과 귀를 잡아당기고, 손바닥으로 머리를 때렸다’는 고소장까지 제출했다. 하지만 녹취록 등에서도 폭행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A씨는 이듬해 1월엔 검찰 조사에서 자신의 진술이 앞뒤가 안맞는다는 추궁을 받자 이를 모면하기 위해 ‘호텔이 전날 남은 육회를 점심에 재사용했다’고 진술하고 다음 날엔 이를 국민신문고에 제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역시 거짓으로 밝혀졌다.

    결국 A씨는 무고,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은 “A는 자신의 인사상 불이익에 앙심을 품고 악의적으로 허위 신고와 제보를 반복했다”며 “파트장 등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하려 한 무고가 인정된다"고 지적하고 2년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는 (검찰의) 추궁을 받자 갑자기 생각났다면서 ’남은 소고기 재사용 지시‘를 운운한 후 바로 다음 날 이에 관해 국민신문고 접수를 하는 등 주장이 일관되지 않고 석연치 않은 점도 많아 신빙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며 “자신이 일하던 근무처에 대한 민원 제기, 고소·고발을 한 이력이 100건 이상 확인되고, 호텔 임직원들과는 근무태도 불량과 근무성과 미흡, 수습생들에 대한 부적절한 처신 등으로 많은 마찰이 있었으며 허위 신고 또는 제보를 할 동기 역시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무고를 당한 직원들은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 명백하고, 호텔은 상당한 유·무형의 피해를 입었다"며 "피고는 잘못을 반성하기보다는 오히려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거듭하거나 추가로 무고를 하는 등 처벌을 피하기에 급급 한모습을 보였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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